[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레알 마드리드의 카를로 안첼로티(56) 감독이 매경기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풍부해진 공격자원으로 인해 머릿속이 복잡하다. 자리는 여섯인데 놓을 수 있는 자원은 일곱이고 누구를 어떻게 세우고 누구를 쉬게 하느냐를 정하는 것이 요즘 중요한 일이 됐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7일(한국시간) 안첼로티 감독의 행복한 고민의 내용을 자세하게 전했다. 이들이 여기에 붙인 표현은 "스도쿠"였다. 스도쿠는 2005년 유행하기 시작한 숫자퍼즐게임이다. 숫자들이 겹치지 말아야 한다는 규칙 아래에서 정사각형 안에 있는 81칸에 가로와 세로로 1부터 9까지의 숫자를 안 겹치도록 놓는 게임이다.
미드필더와 공격진에 자리별로 선수들을 적절하게 기용해야 하는 레알의 상황이 스도쿠와 닮았다. 선수가 부족할 때야 사정에 맞게 선수들을 배치해 자리를 채우면 됐지만 세울 수 있는 카드가 많아진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누릴 수 없었던 여유가 지금은 생겼다. '아스'에 따르면 작년 10월 가레스 베일이 다친 이후에 레알이 베스트 멤버를 가동할 수 있었던 경기는 단 한번에 불과하다. 12월에는 루카 모드리치가 A매치에서 다쳐서 경기에 나설 수 없었고 징계를 받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부상으로 빠진 하메스 로드리게스 등의 영향으로 안첼로티 감독은 경기마다 전술과 구상을 바꿔야 했다.
하지만 4월로 넘어오면서 그동안 빠져 있던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시즌 막바지 선수단 운영에 탄력을 받고 있다. 미드필더과 공격진까지 포함하면 자리는 6개고 여기에 뛸 수 있는 선수는 7명이다. 호날두, 베일, 카림 벤제마, 이스코, 하메스, 모드리치, 토니 크로스가 좋은 컨디션으로 대기하고 있다.
지난 그라나다전은 베스트 멤버가 가동된 레알이 얼마나 위력적인 지를 확인시켜줬다. 간판 공격진인 BBC(벤제마, 베일, 호날두)가 무리 없이 가동됐고 2선에는 하메스 등의 발 끝이 힘을 발휘하자 9골이 터져 나왔다.
다양한 선수들이 있다보니 딜레마도 있다. 한쪽을 선택하면 다른 한쪽은 포기를 해야 한다. '아스'는 특히 이스코가 안첼로티 감독의 딜레마에 있다고 지목했다. 우선순위가 있다면 일단 이스코가 벤치로 밀리는데 "안첼로티 감독으로서는 그의 마술같고 상대를 붕괴시키는 능력을 무시하기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한 포지션상 겹치는 하메스의 신선한 공격력과 시야도 묵혀두기에는 아깝다. 이와 더불어 기존의 4-2-3-1, 4-3-3에 비해 불만족스러운 모습으로 보인 4-4-2 포메이션에 대한 딜레마도 갖고 있다.
앞으로 안첼로티 감독은 레알을 이끌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9경기와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치뤄야 한다. 이 복잡하고 많은 스도쿠를 어떻게 해결해 각 대회 우승을 향한 도전을 이어갈 지 주목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카를로 안첼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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