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솔직히 가수 길건과 김태우가 수장으로 있는 기획사인 소울샵 엔터테인먼트의 분쟁은 이렇게까지 시끄러워 질 일도 아니었다.
전속계약분쟁은 연예계에서는 허다하게 벌어지는 일이며, 길건이 아닌 또 다른 누군가도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 겪고 있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길건과 소울샵 간의 갈등은 양측의 날선 대립 과정을 여과 없이 대중에게 공개했다. 여기에 같은 소울샵 소속이던 매건리가 마찬가지로 갈등을 겪는가 하면, SBS 예능프로그램에 사건 당사자인 김애리 소울샵 엔터테인먼트 이사가 출연 중이면서 일대 이슈로 떠올랐다.
법적 호칭으로 갑인 소울샵은 을인 길건의 횡포를 주장하고 있다. 본인이 노력 조차 하지 않으면서 갑에게는 선입금을 비롯해 각종 비용에 대한 요구를 하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게 주된 논지다.
반대로 을인 길건은 갑인 소울샵이 비전문가인. 즉 김애리 이사를 비롯해 그의 부모가 경영진으로 개입하면서 임직원이 다 그만뒀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제대로 된 매니지먼트 적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수십억원의 손해배상이 오가는 것도 아닌 수천만원 대의, 연예계에서는 '극히 적은' 금액의 갈등이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양측의 대응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소울샵의 경우 매니지먼트사로 해서는 안되는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소속 연예인의 비난을 연일 내놓고 있다. 심지어 지난달 31일에는 김태우와 길건이 녹음실에서 대화를 나누는 CCTV까지 공개하면서 길건 죽이기에 나섰다. 이는 지금까지 한국 연예계에서 끝까지 지켜지던 연예인 즉, 을이 어떤 횡포를 부리더라도 갑이던 소속사는 그의 과오를 모두 공개하지는 않던 선례를 깬 경우다.
길건 또한 마찬가지다. 먼저 소울샵과의 분쟁을 외부에 알렸고, 기자회견을 자처해 김태우의 부인인인 김애리 이사와 가족 경영에 대한 방만을 비판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김 이사의 이미지와는 달리 가수를 핍박하는 '악녀'로 묘사했다. 진실은 한가지겠지만 양측의 입장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지금까지 수 많은 전속계약 관련 송사가 진행되더라도 길건 사건 처럼 모든 것을 공개하면서 '매장' 시킨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접점을 찾아 감정은 남더라도 겉으로는 서로의 미래를 기원해 주는 훈훈한 마무리를 하는 경우가 더욱 많았다.
이는 서로가 예뻐서라기 보다는 서로의 미래를 생각해서다. 기획사는 소속 연예인을 무참히 내쳤다는 이미지를, 반대로 연예인은 소속 기획사에 반기를 들었다는 이미지가 박히는 것을 가장 두려워 한다.
길건과 소울샵의 갈등양상은 전례를 보기 힘든 치킨게임이 됐다. 하지만 지나치게 감정에만 치중해 '프로' 답지 않은 꼴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양측은 기자회견 및 보도자료를 통해 정산내역 혹은 통장내역까지 공개하기도 했다. 돈이 문제라면 진실은 하나다. 양측이 모여 이미 공개된 정산 및 통장내역을 대조해보면 그만이다. 변호사와 세무사를 대동해서 시시비비를 가리면 된다.
기자회견은 본격 소송으로 간 뒤에 해도 늦지 않다. 눈물로 감정에 호소하는 길건의 기자회견이나, 소속 연예인의 모든 잘못을 공개하는 소울샵의 보도자료나 진실을 가린 뒤에 해도 늦지 않다.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