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김승현 기자] 손흥민(23)은 축구화에 '두리형 고마워'를 새겼다. 그만큼 좋아하는 형, 차두리(35)에게 마지막 선물을 안기고 싶었다. 하지만 손흥민의 골운은 이날 외면하고 말았다.
손흥민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A매치 평가전에서 선발출전해 63분을 소화했다. 굵어진 빗줄기를 뒤집어쓰면서도 활발하게 움직인 손흥민이지만 그토록 바라던 골은 나오지 않았다.
어느 경기든 골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이는 손흥민이지만 이날 경기는 더욱 골을 탐했다. 이날 경기는 맏형으로 든든하게 대표팀을 지탱한 차두리의 대표팀 마지막 경기였고 평소 그를 따르던 손흥민은 동생의 입장에서 기억될 만한 선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손흥민은 자신의 축구화에 '두리형 고마워'라는 문구를 새기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기회가 오면 과감하게 공격했고 슈팅에 대한 욕심을 계속해서 품었다. 자신의 슈팅은 아쉽게 골문으로 향하지 않았지만 골을 넣을 기회가 왔다.
전반 37분 한교원이 유도한 페널티킥의 키커로 손흥민이 나섰다. 숨을 한번 크게 쉰 손흥민은 지체없이 골키퍼 오른쪽 방향으로 슈팅했다. 슈팅력에 자신감이 있던 손흥민이기에 골이라 여겼으나 상대 골키퍼가 방향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손흥민의 페널티킥은 골키퍼에 막혔고 더 이상 손흥민에게 주어진 기회는 없었다.
좋아하는 형이자 선배에게 값진 은퇴 선물을 하고 싶었던 손흥민이지만 후반 18분 교체되며 벤치로 들어왔고 아쉬움이 크게 남은 A매치를 마무리했다.
그래도 한국은 후반 40분 이재성이 값진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뉴질랜드를 1-0으로 꺾고 차두리 은퇴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손흥민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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