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참 잘 자랐다."
진지희의 최근 사진이나 드라마 촬영분이 인터넷에 올라올 때면 자주 달리는 댓글 중 하나다. 진지희는 정말 잘 자라고 있다. 모두에게 각인이 된 2009년 방송된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귀여운 '빵구똥구'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그는 어느덧 차근차근 자신의 필모그라피를 쌓았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눈물을 흘리는 민화공주도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의 세라도 다 본인이 아니면 소화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최근 종영한 JTBC '선암여고 탐정단'에서는 막내지만 가장 풍부한 연기경험을 갖고 극을 이끌어나가야하는 중책을 맡아 훌륭히 수행했다. 까칠한 여고생 채율이로 변신한 그는 '선암여고 탐정단'을 통해 자신을 알아봐주는 팬들이 많이 늘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산다고 깜찍하게 말하는 열일곱 소녀와 최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올해 열일곱된 진지희는 거의 십여년을 연기를 해오며 지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직도 화면에 나오는 나를 보면 신기하고 뿌듯하다"고 설명했다. 의아했다. 그는 "어렸을 때 많은 꿈을 생각하거나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지 못한 것은 아쉽다"면서도 "재능을 일찍 찾아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온 것은 만족한다. 연기하는 시간들이 좋다. 사람들이 나를 알아봐주는 것도, 내가 화면에 나오는 것도 신기하다"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런 진지희에게도 '선암여고 탐정단'은 특히 각별한 작품이었다. 진지희가 중심이 되어 이끌어가는 드라마였다. 실제 10대인 진지희가 공감할 수 있는 문제들을 전면에 다룬 드라마였고, 깊은 감정신들이 녹아있어 대본을 받아들고 오랜시간 분석을 하는 시간을 보내며 더욱 더 성숙한 연기를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외동이었던 진지희에게 좋은 언니와 오빠를 만들어준 귀한 작품이다. 최근에도 진지희는 '선암여고 탐정단'에 함께 출연했던 장기용, 스테파니 리와 인증샷을 SNS에 업로드하며 끈끈한 우정을 자랑했다.
또 예능을 연출했던 여운혁PD와 만나서 새로운 시도들도 경험해볼 수 있었다. 진지희의 표현을 빌리자면 "과할 정도로 다정하게 칭찬을 많이 해준" 그는 연출에도 관심이 많은 진지희가 조심스럽게 현장에서 자신의 의견을 제안하면 고개를 끄덕거리며 반영을 해주기도 하면서 함께 드라마를 완성시켜 나갔다. 진지희는 다음에도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감독님이었다고 밝게 웃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전체를 이끌고 간다는 황홀한 경험을 한 진지희는 아역이라는 꼬릿표 대신 극에서 오롯이 자신의 캐릭터를 가지고 호흡하는 역할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진지희는 "다시 한 번 사극을 해보고 싶다"며 "만약 도전하게 된다면 아역이 아닌 드라마 전체에서 중심을 잡고 나오는 역할을 맡고 싶다. '선암여고 탐정단'을 하면서 하이틴 드라마의 매력도 알았다. 학교라는 소재에 대해 특히 공감을 할 수 있어 좋았다. 하이틴 드라마도 하고 나중에는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도 되어보고 싶다"고 자신의 목표를 설명했다.
10여년을 연기를 해온 진지희지만 이제 갓 고등학생이 된 열일곱 소녀이기도 하다. '선암여고 탐정단'을 통해 여고를 간접체험해본 진지희는 역시 현실과 드라마는 조금 다른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사실 선암여고 학생들은 공부는 안하고 탐정단 일만 열심히 하다보니 고등학교가 즐겁고 유쾌할 것이란 생각을 했었다"고 털어놨다.
실제 진지희가 입학한 고등학교의 선생님 중 '선암여고 탐정단'을 본 이들은 학교에서 탐정단을 만드는 것 아니냐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단다.
이어 그는 "만난 친구들은 모두 좋은데 학업 난이도도 올라가고, 진로를 생각하는 나이라 조금은 적응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도 "친구들과 매점에서 주전부리를 가져와 쉬는 시간에 파티하고 이런 것들은 꼭 해보고 싶다"고 여고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팬들의 사랑이 있기에 자신이 존재하는 거라고 의젓하게 말하는 진지희에게도 가끔은 아쉬운 순간이 있다. 그는 "친구들과 같이 놀러나가면 사람들이 쳐다본다. 사실 사람들이 내가 지나간 뒤에 '진지희다!' 하고 알아보고 뒤에서 이야기하는 건 괜찮다"며 "나는 그런 관심을 받으면서 연기를 하는 사람이라 오히려 좋다"고 설명했다.
다만 진지희의 마음에 걸리는 것은 자신이 아닌 친구들이다. "함께 있는 내 친구들은 그렇지 않다. 친구들은 더러 내게 나쁜 말을 하는 걸 듣기도 해야하고, 원치 않는 관심을 받아야 할 때도 있다. 나 때문에 친구들이 불편해질 수 있어서 그런건 조금 아쉽다"고 나름의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다. 연예인 진지희와 친구 진지희사이에서의 고민이 느껴졌다.
소녀 진지희의 올해 목표 중 하나는 바이킹에 도전하는 것이다. 귀엽지만 꽤 진지했다. 그는 "놀이기구를 타는 걸 무서워한다. 바이킹부터 차근차근 도전해보려고 한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자신이 하지 못하는 일에 도전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다. 지난해에는 워터파크에서 워터슬라이드를 타는 것에 도전해 성공했다고 한다. 틈이 날 때면 기타를 배우는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늘려나가는 모습이 무척 야무져 보인다.
예능 프로그램에 도전해보는 건 어떠냐는 이야기를 꺼냈더니 눈을 반짝거렸다. 그는 "최근에 '삼시세끼-어촌편'을 정말 재밌게 봤다"며 "나영석PD님에게 '꽃보다 소녀'를 제안하고 싶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친구들과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꽃보다' 시리즈의 짐꾼 이야기를 꺼냈더니 멋진 '오빠'가 어떻겠냐며 웃었다.
진지희는 시종일관 똑똑하다는 느낌을 줬다. 여느 청소년들처럼 학업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고, 그러면서도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본인의 바람대로 다채로운 모습을 갖고 무한한 매력을 지닌 배우가 될 가능성이 충분해 보였다. 기회가 닿는다면 연출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이 당찬 여배우는 당분간 학업을 병행하며 차기작을 검토할 생각이다.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진지희ⓒ권혁재 기자]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