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재용 기자] 최근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대거 등장하고 있다. 흥미를 자극하는 소재, 미스터리한 이야기, 판타지적 요소까지 갖춘 뱀파이어는 관객의 구미를 당기기 충분하다. 하지만 '마마 돈 크라이'의 활용법은 조금 더 특별하다.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이하 마돈크)는 천재 물리학자 프로페서V가 타임머신을 타고 불멸의 삶을 사는 드라큘라 백작을 만나 뱀파이어가 되면서 펼쳐지는 스토리다. 순수한 천재 물리학자 프로페서V는 드라큘라 백작을 통해 섹시한 매력을 갖게 되지만, 이는 그를 파멸의 길로 안내하는 양날의 검이 되고 만다.
2010년 1인극 형태로 초연된 뒤 2013년 2인극으로 재연됐고, 올해 삼연을 맞은 '마돈크'의 변화는 적지 않다. 4인조 밴드에서 MR공연을 하게 되면서 듣는 재미가 더해졌고, 미로구조와 서재로 표현한 시간의 흐름, 조명의 활용도 극의 몰입에 도움을 준다.
그중 스토리라인의 완성도는 '마돈크'에 가장 큰 볼거리다. 공연 시작과 함께 프로페서V는 25분 가까운 시간을 모노연기로 채우는데, 프로페서V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엄마, 짝사랑했던 여인 메텔, 그리고 드라큘라 백작과의 만남에 개연성을 부여하며 앞으로의 이야기에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마돈크'는 프로페서V의 입을 통해 과거 이야기가 펼쳐지는 만큼 시간의 흐름은 쉬지 않고 변하지만 관객은 난해함을 느끼지는 않는다. 이는 프로페서V의 친절한 설명이 흐름을 놓치지 않게 잡아준 덕분이다. 간혹 중복된 대사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몰입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또한 극은 종소리를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한발한발 나아가는데, 인물의 심리와 극의 흐름을 보다 명확하게 구분 짓는다.
초반 스토리라인에 많은 공을 들인 덕에 중반부터는 프로페서V의 변화와 드라큘라 백작의 갈등이 힘을 받는다. 드라큘라 백작의 대사는 많지 않지만, 그는 적은 분량에도 미친 존재감을 드러낸다. 프로페서V와 극명한 대조를 보이며 프로페서V 동경의 대상임을 표현하기도 하고 몰락하게 만드는 등 흥미진진한 전개를 이어간다. 여기에 프로페서V가 쉴새없이 양산하는 깨알재미와 드라큘라 백작의 인간적인 매력이 더해져 '마돈크'만의 색깔을 완성시켰다.
'마돈크'는 2인극이지만, 극 대부분의 시간을 채우는 프로페서V의 연기력이 단연 돋보인다. 특히 재연에서부터 참여한 송용진의 활약은 경이로울 정도다. 프로페서V와 기자가 처음 만나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파르테논', 'mama don't cry', 'you're so beautiful'로 연달아 이어지는 넘버는 '마돈크' 시작과 함께 가장 중요한 장면으로 꼽힌다.
이때 송용진은 표정과 노래, 제스처에서 흔들림없는 연기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송용진은 특별한 무대장치 없이도 다양한 인격을 자유자재로 선보이며 관객과의 유일한 매개체 역할을 훌륭히 해낸다.
또한 드라큘라 백작의 고영빈은 신비롭게 등장해 도도함을 유지하며 뱀파이어의 정석을 보여준다. 하지만 프로페서V의 깨방정에는 차마 볼 수 없는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인간적인 매력도 동시에 드러낸다. 그는 많은 움직임을 보이지도, 많은 말을 하지도 않지만 손짓과 작은 동작만으로도 블랙홀 같은 매력을 뿜어낸다.
'마마 돈 크라이'는 극 중간 관객들의 자연스러운 참여를 이끌어 내는가 하면, 커튼콜에서는 강렬한 록음악의 매력을 선보인다. 강화된 스토리와 풍성해진 음악, 작아진 무대에서 '마마 돈 크라이'의 진짜 매력이 드러났다.
한편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는 오는 5월31일까지 대학로 쁘띠첼씨어터에서 펼쳐진다.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사진= '마마 돈 크라이' ⓒ 페이지원, 알앤디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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