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컴필레이션 앨범 제작을 놓고 경합을 펼친 '언프리티 랩스타'는 여성 래퍼들이 마음껏 역량을 펼친 한풀이 무대였다.
26일 방송된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에서는 마지막 트랙을 차지하기 위한 여성 래퍼들의 최종 대결이 펼쳐졌다. 세미 파이널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치타는 이날 마지막 6번 트랙 주인공이됐다. 모든 경연이 끝난 뒤 참가자들은 서로 부둥껴안고 아쉬움을 달랬다.
'언프리티 랩스타'는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의 스핀오프(이전 작품을 바탕으로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 버전이었다. 남성 중심의 랩 경연에서 벗어나 여성 래퍼들을 중심으로 제작됐다. 이 방송에는 '쇼미더머니'에 출연했던 치타 키썸 타이미 육지담, 가수로서 인지도를 쌓아왔던 제시 지민과 릴샴 졸리브이 제이스가 함께했다.
여성 래퍼들은 처음 모여 즉석에서 자신을 소개하는 랩과 100초 사이퍼 미션을 시작으로 회차마다 팀 개인 배틀로 실력을 다듬어갔다.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쇼미더머니'와 달리 '언프리티랩스타'에서는 각 트랙의 주인공을 꼽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우승보다는 여성 래퍼들의 숨겨진 실력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한국에서 설 자리가 좁았던 여성 래퍼들은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랩은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제시는 이날 "10년간 활동하면서 빛난 게 이번이 처음이다.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고 밝혔다. 실력파 래퍼로서 인정받았던 그는 좀처럼 자신의 기량을 뽐낼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언프리티 랩스타'는 여성 래퍼들의 길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 참가자들도 프로그램의 의도에 발맞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쇼미더머니3'에서 '힙합 밀당녀'라는 오명을 썼던 육지담은 무한한 가능성을 다시 내비쳤다. 치타는 제시가 유일하게 꼽은 라이벌일 정도로 완벽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언프리티 랩스타'는 타이미와 졸리브이의 '디스전(상대의 약점을 잡거나 깎아내리는 대결)'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욕설과 여성의 비하가 담긴 이들의 랩이 문제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향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 좋은 자극제가 됐다.
방송이 끝난 뒤 발매된 '언프리티 랩스타' 음원은 방송 기간 내내 차트 상위권을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화제성을 업고 이뤄낸 결과라고 하지만, 비난 조차 이들에게는 고마운 것이었다. 여성 래퍼들은 마지막 방송에서 '언프리티 랩스타' 출연이 성장의 발판이 됐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제 참가자들에게 남은 것은 '언프리티 랩스타'를 뒤로 한 채 개인 음반으로 '진짜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를 펴고 이젠 날아오를 때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언프리티랩스타' ⓒ 엠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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