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홈 어드밴티지는 축구계에서 통념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괜히 '안방불패'와 '원정팀의 무덤' 같은 용어가 나온 것이 아니다. 홈팀은 경기 내외적으로 편안함을 안는 반면 원정팀은 부담감이 경기에 임하며 원정팀은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홈 어드밴티지를 FC바르셀로나가 가져갔다. 스페인축구협회는 26일(한국시간) 관계자 회의를 통해 오는 5월 말 열리는 스페인 국왕컵 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틱 빌바오의 결승전을 캄프누에서 연다고 발표했다. 캄프누는 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이다.
단판으로 열리는 결승전을 출전팀 중 한 팀의 홈구장에서 여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스페인축구협회도 이번 대회 결승전을 캄프누에서 치를 생각이 없었다. 결승전에 오른 바르셀로나와 빌바오도 원하는 장소가 아니었다.
두 팀은 결승전 장소로 레알 마드리드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원했다. 큰 관심을 받는 결승전인 만큼 8만여 명을 수용하는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이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에서다. 바르셀로나는 여러 차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결승전을 주장했고 회의가 있기 전까지 제안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끝까지 반대했다. 남의 잔치에 안방을 내줄 필요가 없을뿐더러 2군인 카스티야가 결승전이 열리는 시기에 세군다B(3부리그) 플레이오프를 치를 수 있다고 주장하며 거부 의사를 확실히 했다.
다급해진 스페인축구협회는 결승전 장소 후보를 두고 바르셀로나와 빌바오의 홈구장 중 투표를 실시했다. 후보로 떠올랐던 타 지역 경기장은 예정된 공연 일정으로 제외됐다. 결국 투표 결과 9만여 명을 수용하는 캄프누로 결정됐다. 빌바오 관계자도 동의를 했다.
9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캄프누는 결승전 장소로 흥행이나 수익 면에서 가장 적합한 구장이다. 다만 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인 만큼 단판으로 치러지는 결승전서 바르셀로나가 누릴 홈 어드밴티지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실제로 바르셀로나는 지난 1962-63시즌 캄프누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레알 사라고사를 3-1로 꺾고 우승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스페인축구협회는 양팀에 동일한 티켓을 분배했다. 스페인 일간지 '문도 데포르티보'에 따르면 양팀은 동일하게 3만9천석을 배정받게 됐다고 전했다. 9만8천석 중 양팀에 40%에 해당하는 좌석을 분배하고 남은 20%를 판매해 열광적인 응원에 대한 우려를 씻었다.
또한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안방에서 치른 팀의 결승전 승률이 생각만큼 높지 않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는 안방 결승전에 유독 약하다. 통산 9번 자신의 홈에서 국왕컵 결승전을 치렀지만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은 고작 2번에 불과하다. 가장 최근인 2012-13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안방에서 패했다.
이밖에 1974-75시즌 아틀레티코도 안방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우승을 바라봤고 1956-57시즌에도 에스파뇰이 홈에서 바르셀로나에 우승컵을 허용한 바 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국왕컵 우승 트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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