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여유가 생겼어요. 지금은 경험이지 경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넥센 히어로즈의 유격수 고민, 최종 해결책은 김하성(20)이 될까. 넥센은 오는 28일 홈 목동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큰 변수가 없는 한 이날 넥센이 내세울 선발 유격수는 김하성이다.
이유가 있다. 염경엽 감독은 유격수 자리를 두고 윤석민, 김하성의 경쟁 구도를 예고하면서 "밴헤켄, 피어밴드 같은 원투펀치가 선발로 나서는 경기에서는 수비가 강한 김하성의 출전 비중을 늘리고, 그렇지 않은 경기에서는 공격이 좋은 윤석민의 출전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밝혀왔었다. 이번 개막전 선발 투수가 밴헤켄이기 때문에 김하성은 생애 첫 1군 개막전 선발로 뛸 가능성이 높다.
1년전과 정반대의 상황이다. 김하성은 연습경기에서 왼쪽 손목 골절 부상을 입어 개막전 당시 재활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1년 사이 많은 것을 경험했고, 많은 것을 깨닳았다. 이제 많은 것을 이룰 일만 남았다.
프로 입단 이후 처음으로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완주를 마친 김하성은 "수비에서도, 타석에서도 여유가 생겼다. 비록 시범경기 타율(0.148)이 좋지는 않았지만 제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는 것들이 잘되고 있다. 이제 공도 잘보인다"며 성과에 만족했다.
팀과 팬들이 거는 기대를 본인도 잘 알고 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신경을 많이 써주시고, 알려주시는게 많아서 제가 어떻게 야구를 해야하고, 앞으로 어떻게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늘 생각한다"는 김하성은 "항상 자신감은 있다. 다만 스스로 늘었다고 평가하기 보다는 주위에서 늘었다고 평가해줘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당분간 강정호와 윤석민 이 두 선배의 이름은 김하성과 함께 꾸준히 오르내릴 것이다. 압박이나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김하성은 "경험이라 생각하지 경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김하성은 "사실 걱정되는 부분은 수비보다 공격이다. 강정호 선배가 워낙 잘하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도 언젠가는 '거포 유격수' 스타일의 선수가 되고 싶다"면서도 "그건 나중의 일이다. 지금 제가 해야할 일은 수비와 주루 플레이, 작전 수행이다. 감독님이 저를 쓰시는 이유도 수비 때문이다. 공격은 다른 선배님들이 더 잘하실테고 저는 제가 할 일만 하면 충분하다"며 압박감 대신 여유를 보였다.
김하성과 윤석민의 경쟁 구도가 계산만큼 시너지를 이룬다면 넥센으로서는 더 없이 기쁠 수 밖에 없다. '화수분' 넥센의 촘촘한 야수층을 뚫고 올해 김하성의 성장 속도는 어느정도일지 충분히 기대해볼만 하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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