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앤디 밴헤켄(36,넥센)은 이미 2015시즌의 출발선상에 서있다. 개막전을 정조준한 '에이스'의 어깨는 결코 가볍지 않다.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해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두고두고 되새길만한 값어치 있는 성장이었다. 1번 서건창부터 유한준-박병호-강정호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거쳐 9번 박동원까지. 상대팀 입장에서 도무지 쉬어갈 틈이 없는 넥센의 타선은 자타공인 파괴력 넘치는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사실 마운드는 물음표가 더 컸다.
그렇기에 밴헤켄의 가치는 숫자로 나열되는 기록 그 이상에 있다. 한 해설위원은 "지난해 넥센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 야구는 투수놀음이 아닌가. 그런데 토종 선발들이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수 2명. 특히 처음부터 끝까지 로테이션을 지킨 밴헤켄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며 마운드가 약점인 넥센에서 밴헤켄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짚어냈다.
한국에서 4년째. 처음 한국땅을 밟았던 때 30대 초반의 나이는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어섰다. 생물학적으로 프로 선수로서 최전성기가 지났다고 볼 수도 있지만, 밴헤켄은 오히려 진화하고 있다.
지난 2014시즌이 시작하기 전. 밴헤켄과 브랜든 나이트로 '원투 펀치'를 꾸렸던 염경엽 감독은 "밴헤켄이 작년(2013년)에 12승을 하긴 했지만, 패전(10패)이 너무 많았다. 특히 우리 팀의 공격력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성적은 아닌 것 같다. 올해 어떻게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고 있다"며 냉철하게 이야기 했었다.
동료였던 나이트는 시즌 초반 짐을 쌌지만, 밴헤켄은 아니었다. 오히려 약점으로 지적되던 구속이 오히려 상승했고, 외국인 투수로는 역대 두번째 20승 고지까지 밟는데 성공했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 그리고 3년 연속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최다 이닝 부문에서도 늘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며 1선발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
실력에 인품까지 갖춘 밴헤켄은 팀 내에서도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늘 마운드가 약점으로 지적됐던 넥센에서 1선발로서 지닌 부담도 분명히 존재한다. 팀내 입지가 굳건한 만큼 밴헤켄은 올해 시즌 개막전에서도 선발 투수로 나설 예정이다.
밴헤켄은 "개막전에 내가 나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페이스를 그 경기에 맞추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에이스'로서의 부담감은 없다고 고개를 젓는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내가 잘해야한다고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압박감을 갖지는 않으려고 한다. '에이스'라는 타이틀보다 중요한 것은 내 스스로 얼마나 만족할 수 있는 공을 던지느냐다. 또 나 혼자 잘하기 보다는 팀 동료들과의 호흡이 얼마나 좋았느냐도 중요하다. 설령 내가 잘 던지지 못해도, 동료들의 힘으로 경기를 이기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도 그는 넥센 마운드 구상의 중심에 있다. 무거운 어깨를 부담이 아닌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다음 과제를 준비하는 '밴헤켄 행진곡'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앤디 밴헤켄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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