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투자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막을 연 2015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첫 경기는 그러한 흐름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지난 24일과 25일 양일에 걸쳐 열린 ACL을 통해 동아시아 3국이 극명한 성적표를 받았다. 최근 들어 아시아의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 슈퍼리그는 4승을 올리며 산뜻하게 출발한 반면 K리그와 J리그는 힘겨운 시즌을 예고했다.
이제 막 첫 경기를 치른 것이지만 중국 클럽의 강세는 단연 눈에 들어온다. 이번 대회 중국은 절대강자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비롯해 광저우 부리와 산둥 루넝, 베이징 궈안이 출전해 조별예선 1차전에서 모두 승전보를 올렸다.
유럽과 남미는 물론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에서도 이름값이 상당한 선수들을 긁어모으고 있는 슈퍼리그의 투자가 올해도 어김없이 팀 승리를 이끈 하나의 단면이다. 쉽지 않은 호주 원정에서 승리한 베이징 궈안과 지난해 J리그 3관왕 감바 오사카를 원정에서 꺾은 광저우 부리, FC서울을 잡은 광저우 등 확실한 전력의 우위를 과시했다.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K리그와 J리그의 출발은 좋지 않다. K리그는 수원 삼성이 우라와 레즈를 잡으며 자존심을 살렸지만 전북 현대와 FC서울, 성남FC는 고배를 마셨다. 이보다 좋지 않은 출발을 한 J리그는 1무3패에 그치며 약세를 보여줬다.
올해 ACL이 보여줄 길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갈수록 투자 규모가 커지는 중국은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탈 것이고 선수단 몸집을 줄이기 바쁜 K리그와 J리그에는 따끔한 경고의 소리다.
25일 수원에 패한 우라와의 미하일로 페트로비치 감독은 오스트리아 출신이지만 그 누구보다 일본통으로 통한다. 일본에서 10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는 페트로비치 감독의 생각은 K리그와 J리그가 처한 같은 상황을 보여준다.
그는 "우선 일본 축구의 수준이 올라갔다. 독일에서 뛰는 일본 선수가 15명 정도가 된다. 일본의 좋은 선수들이 유럽에서 활약하는 것이 오히려 아시아 축구 평준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페트로비치 감독은 "J리그는 초창기에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좋은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지금은 이전처럼 좋은 선수를 영입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며 "중국 등은 엄청난 자금력으로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고 있다"는 투자에 대한 얘기도 빠뜨리지 않았다.
두 가지 사례 모두 K리그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K리그도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 구자철(마인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등 K리그를 통해 스타가 된 선수들이 유럽으로 향했다.
물론 유럽행은 반길만 하나 잠재력 갖춘 유망주의 아시아권 이적과 K리그를 이끌어줘야 할 선수들의 중국 또는 중동행은 K리그의 경쟁력 약화를 불러 일으키는 중이다.
이 부분이 투자에 대한 아쉬움과 직결되는 부분으로 지난 몇년 K리그를 대변하는 하나의 명제다. 선수들의 연봉 공개와 함께 구단들의 예산이 급격히 줄면서 K리그는 스타들의 줄잇는 이탈에 눈물을 흘리고 있어 페트로비치 감독의 한마디가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이유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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