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자기 자신을 가만히 두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지난해 홈런왕(52홈런)과 1루수 골든글러브까지 손에 끼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박병호가 스프링캠프 목표로 "타격폼을 변경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자 염경엽 감독은 흐뭇하게 웃었다.
염 감독은 박병호가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이유를 "어려운 시절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2008년 LG에서부터 박병호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염경엽 감독은 "박병호는 힘든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에 위치까지 온 것이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픔을 겪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무리 소질이 있는 선수도 힘든 과정을 겪지 않으면 오래 가지 않는다.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면서 스스로 슬럼프를 이겨내는 방법도 알게 된다"며 "그래야 선수 생활을 오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염경엽 감독은 자신의 선수 시절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나는 원하는 대학에 가고 싶어서 운동을 계속 했는데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게 됐고, 프로에 가고 싶었는데 프로의 부름을 받았다. 주전 자리를 원하자 주전 선수로 뛰게 됐다"고 회상했다. 염 감독은 "원하는대로 항상 일이 잘 되다보니 만족하게 되었고 더 발전이 없었다"고 한탄했다.
힘든 시절을 겪었던 박병호이기에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하기 위해 노력했고 슬럼프가 와도 스스로 극복 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것이다. 염경엽 감독은 그것이 현재의 박병호를 만들었고, '신고선수 신화'를 이룬 서건창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의 이야기는 어린 선수를 향한 충고로 이어졌다. 염경엽 감독은 "그 자리에 만족하면 안된다. 한 단계 더 나아가도록 해야한다"고 메시지를 던지며 박병호의 자세를 젊은 선수들이 배웠으면 좋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염경엽 감독은 "만약 내가 어렸을 때 이런 이야기를 해준 사람이 있었다면 나는 좀 더 좋은 현역 생활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하며 소통을 강조했다. "소통이 있어야만 좋은 활약을 했던 선수도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해 제2의 박병호, 제2의 서건창을 만들 수 있다"는게 염경엽 감독의 지론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염경엽 감독은 어린 선수들 향해 "최고에 만족하지 말고 더 나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누구보다 절실히 느낀 경험자로서 야구 후배들에게 전하는 선배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사진=염경엽(좌)와 박병호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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