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5.01.14 14:56 / 기사수정 2015.01.14 15:45
13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오만과 편견' 마지막회에서는 최광국(정찬 분)이 구속 수감되는 모습이 담겼다. 문희만(최민수)은 최광국이 보낸 것으로 추측되는 남자에 의해 비극적인 최후가 암시됐고 구동치(최진혁)와 한열무(백진희)는 3년 후 밝은 얼굴로 변호사와 검사로 다시 만났다.
탄탄한 대본과 연출 속 무엇보다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 복잡한 전개와 매 회 새로운 반전으로 연기하기 어려운 작품일만도 한데 배우 모두 빠짐 없이 제 캐릭터에 오롯이 녹아들었다.
먼저 남녀주인공 최진혁과 백진희의 재발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여곡절 끝에 '오만과 편견'에 캐스팅 됐지만 보란 듯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였다. 최진혁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중심 캐릭터를 소화했다. 기자간담회에서 "끝까지 공부하고 열심히 연기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한 것처럼 냉철한 엘리트 검사 구동치를 어색함 없이 표현했다. 드라마 '구가의서'에서 배우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군입대 전 임한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굳히게 됐다.
백진희도 동생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는 강단 있는 수습검사 한열무와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최근 MBC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며 대중의 주목을 받은 백진희는 '금나와라 뚝딱' ,'기황후', '트라이앵글'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동생 한별이에 대한 죄책감과 마음 속 아픔, 수습 검사다운 야무진 면모 등 다양한 감정을 오가는 데 성공했다.
이들이 주축 역할을 맡아 극의 전반적인 내용을 이끌었다면 중년 배우 최민수는 이들을 아우르고 무게 중심을 잡았다.
최민수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도 부족할 만큼 연기에 있어서는 베테랑이다. 연기경력이 30년을 넘어서는 그는 이번 작품에서 문희만에 제대로 빙의했다.
성공만을 위해 움직이는 검사에서 다시 과거의 정의로운 검사로 돌아온 문희만을 연기한 최민수는 대사 하나하나와 표정, 제스처까지 세심하게 신경 썼다. 탄탄한 연기력과 최민수표 카리스마를 새삼 증명해 보였다.
최민수는 "장르를 떠나 연기에는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기교와 테크닉은 이후의 문제다. 대사 하나, 스토리 하나 1차원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도무지 없다. 앵무새처럼 쉽게 연기하는 작품이 아닌 것 같다"며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임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후배들에게도 '실제 검사처럼 즉흥적인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본능적으로 연기하라'고 조언했다는 그다.
어떤 역할이든 허투루 하지 않는 최민수 덕에 자칫 평범한 검사 드라마가 될 뻔한 '오만과 편견'은 비범한 웰메이드 검사드라마로 남게 됐다. “검찰은 체면 보단 실리야. 윗분들 이쁨 받자고, 돌 맞은 거 알면서도 증거 조작하고 반대 여론 흐름 끊어주자고 무죄날 거 알면서도 기소하는 거, 보고도 모르나?”, “대한민국 법조는 쪽 팔리다고 못 하는 짓 따윈 없는 조직이다” 등 통렬한 대사 역시 최민수였기에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공감을 줄 수 있었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오만과 편견 최민수 ⓒ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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