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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5' 두산, 우승 위한 3포인트

기사입력 2015.01.09 06:44 / 기사수정 2015.01.08 17:06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시계를 거슬러 1995년. 두산, 아니 OB 베어스는 한국시리즈에서 롯데를 꺾고 통합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다. 1994년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진지 1년만에 얻은 쾌거라 기쁨은 더욱 컸다.

'김태형호'가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두산 베어스 선수단 및 프런트는 8일 오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15 신년 하례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승영 사장도, 김태형 감독도 그리고 선수단 대표 오재원도 한 목소리로 "두산다운 야구를 되찾자"고 외쳤다. 

지난해 두산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최하위도 아니었고,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한지 10여년이 흐른 팀도 아니었지만 내부에서부터 자성의 목소리가 컸다. 스스로 생각했을때 '두산다운 야구'를 하지 못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태형 감독 역시 "두산의 '허슬'이 실종됐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실패를 두려워말고 팀을 위해 뭉쳐라"고 강조했다. 

김태형 감독은 OB에서 프로에 데뷔해 10년 가까이 두산에서만 뛴 '베어스맨'이다. 하지만 3시즌동안 SK에서 배터리코치로 재직하면서 '외부의 눈'을 장착한 것이 어쩌면 김태형 감독의 가장 큰 무기일 수도 있다.

그런 김태형 감독에게 베어스 역사에서 가장 이상적이었던 시즌을 물으니 단번에 "1995년"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당시 두산은 1994년 선수단 집단 이탈 사건이라는 아픔을 겪었고, 신임 김인식 감독 체제 하에 새롭게 출발을 했던 때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큰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때 두산(OB)은 분위기가 무척이나 끈끈했다. 감독님 이하 코치님들과 박철순 등 선배님들 그리고 따라오는 후배들까지. 자율적이지만 체계가 잡힌 분위기였다. 조합이 정말 기가 막혔다"고 회상했다.



① 노경은의 부활

2015시즌 두산 마운드의 '키'는 어쩌면 장원준보다 노경은이다. 이미 4선발까지는 주인이 확정됐다. 재계약을 마친 '용병 듀오' 더스틴 니퍼트, 유네스키 마야를 비롯해 FA 대박을 터트린 장원준, 유희관까지가 선발 로테이션을 선점했다. 김태형 감독이 "6선발보다 제대로 된 5선발 로테이션을 구동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판단하는 만큼 남은 자리는 하나 뿐이다. 

후보는 많다. 이재우, 이현승, 노경은 그리고 신예 선수 몇몇이 선발 요원으로 낙점받았다. 눈여겨 볼 선수는 노경은이다. 2012~13시즌 2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쌓으며 '토종 에이스'로 불렸던 노경은은 방황의 시즌을 보냈다. 초반부터 흔들리기 시작해 마지막까지 제 모습을 찾지 못한채 끝났다. 송일수 당시 두산 감독은 노경은에 대한 믿음을 과시하며 1군을 지키게 했고, 선발과 불펜을 오가던 노경은의 2014시즌은 3승 15패 평균자책점 9.03이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끝났다. 리그에서 최다패 투수라는 불명예도 함께였다. 

김태형 감독은 "연차가 쌓이는 만큼 본인이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나 역시 그렇게 믿고 싶다"며 노경은이 스스로 극복하길 바라고 있다. 

② 도루를 늘려라

두산은 역대 3번째로 통산 팀도루 3600개를 돌파한 팀이다. 그만큼 예전부터 빠른 발을 이용한 신나는 야구로 '허슬두'로 불렸다. 하지만 지난해 두산의 팀도루는 111개. 전체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정수빈(32개)과 오재원(33개), 민병헌(16개)을 제외하고는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야수가 한명도 없다. 

때문에 김태형 감독도 선수들에게 도루 갯수를 늘릴 것을 주문했다. 한사람, 한사람마다 목표 갯수도 정해줄 생각이다. 그래야 책임감이 쌓이기 때문이다. "뛰는 야구가 분명히 필요하다"는 김 감독은 "지난해 도루 갯수가 턱없이 부족하더라. 본인이 체력적인 부담을 느껴 안뛰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그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코칭스태프와 잘 이끌겠다. 김재호, 김현수처럼 시즌 15도루 이상 할 수 있는 선수들이 2도루에 그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장타력 보강은 두번째 문제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이 장타를 때려낼 선수가 부족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장타 한 방은 경기의 흐름을 확 바꾸는 역할을 하지 않나"라면서도 "굳이 주문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선수 고유의 색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형 감독은 "평균 타율이 높고 20홈런 이상 때려낼 수 있는 김현수에게 당장 30홈런 이상 칠 것을 주문하면 이도 저도 아닌게 된다. 다만 신예 선수들 가운데 거포 자질을 갖춘 선수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③ 주장 오재원 

올 시즌 새 주장으로 선출된 오재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즉, 오재원을 비롯한 베테랑들이 선수단 내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쳐야 한다. 김태형 감독이 1995년을 가장 성공한 해로 꼽은 것도 선배와 후배 사이의 시너지 효과가 발휘됐기 때문이다. 

김태형 감독은 "오재원은 의욕과 열정이 넘치는 선수"라고 평하며 "고참인 홍성흔과 이야기해서 본인이 주장을 해보겠다고 말했다더라. 그 점이 중요하다. 선수들끼리 소통이 잘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FA를 앞둔만큼 부담도 클텐데 주위 고참들이 도와주면 주장 역할을 잘해내리라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두산 선수단은 오는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로 향한다. 김태형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총 43명의 명단도 확정했다. 이제 '응답하라 1995'를 향한 본격적인 담금질만 남아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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