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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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박지성-손흥민, 같은 왼쪽 다른 스타일

기사입력 2015.01.07 07:00 / 기사수정 2015.01.07 07:13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축구대표팀이 2011년 카타르 대회에 이어 4년 만에 다시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한다.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사이 대표팀도 새로운 얼굴들이 들어오는 등 많이 변했다.

이 중에는 왼쪽 미드필더도 빼놓을 수 없다.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왼쪽에 서서 대표팀의 중심을 잡아줬던 박지성(34)이 떠나고 이제는 새로운 에이스 손흥민(23)이 나서고 있다.

사람이 바뀐 만큼 왼쪽에서 만들어지는 경기 방식도 다르다. 움직임과 패스에 중점을 뒀던 박지성과 달리 손흥민은 직접 공격과 슈팅에 나서는 등 다른 유형의 왼쪽 미드필더로 뛰고 있어 눈길을 끈다.

2011년 박지성, 나보다 너를 살린다

2011년 카타르 대회에서 한국 전술의 핵심은 역시 박지성이었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움직이는 활동량과 시기를 잘 캐치해 공간을 커버하는 능력은 대표팀이 계획했던 각종 전술을 잘 구현되도록 만든 원동력이었다.

나보다는 동료들을 살리는 스타일이었다. 주변의 선수들과 자리를 스위칭하는 시프트 전술이 중요한 도구로 활용됐다. 왼쪽에 나섰지만 중앙으로 자주 이동했던 박지성은 전체적인 팀 밸런스를 유지하는 동시에 동료들이 특수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게 만드는 전제조건이 됐다.

4-2-3-1 포메이션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이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것도 박지성 덕분이었다. 구자철은 당시 5골을 터트리며 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득점 찬스도 많이 생겼고 골수도 늘어났다.

구자철이 전진하면 남은 빈 자리는 박지성의 몫이었다. 중앙으로 이동한 박지성은 구자철이 잠시 내려놓은, 공격을 배분하는 역할을 도맡았다. 이와 함께 중앙에 있던 이용래가 박지성이 빠진 왼쪽을 메우는 등 전체적인 선수들의 위치가 선순환 이동하면서 좋은 공격 전술이 나왔다.

수비에서도 효과는 좋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보여줬던 수비형 윙어의 면모는 아시안컵에서도 발휘되면서 상대 윙어와 풀백들의 공격을 잘 견제했다. 또한 중앙 미드필더가 공격 2선으로 올라설 경우 비게 되는 중원의 공간을 채우면서 후방의 지원군으로 뛰기도 했다.

2014년 손흥민, 내가 직접 하는 해결사

4년이 흐르는 사이 대표팀의 왼쪽 미드필더는 더욱 공격적인 색깔로 변했다. 손흥민이 이 자리를 꿰차면서 플레이 유형과 왼쪽 활욛 방식은 달라졌다.

박지성과 좌우를 넘나드는, 활발한 움직임은 같지만 중점을 두고 있는 역할에서 차이가 있다. 손흥민은 직접 슈팅을 하고 골문을 노리는 해결사의 성격이 강하다.

최근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확실하게 눈이 뜬 슈팅 능력이 좋은 도움이 되고 있다. 올 시즌 독일 레버쿠젠에서 활약한 손흥민은 전반기에만 각종 대회에서 11골(리그 5골)을 터트리며 물오른 골감각을 과시했다. 단순히 득점지표 이상으로 과감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슈팅 능력은 대표팀에서도 잘 발휘되고 있다.

지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손흥민의 공격적인 재능이 얼마나 올라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왼쪽에서 시작했지만 최전방과 오른쪽 등을 가리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빈 손흥민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슈팅을 시도했다. 대부분의 슈팅은 골문과 근접한 지역으로 날아갔고 전반전 한차례 슈팅은 크로스바를 때리기도 했다.

유형은 공격적으로 달라졌지만 왼쪽이 여전히 대표팀의 핵심인 것에는 변함이 없다. 이번 호주 아시안컵에서 슈틸리케호는 왼쪽에 서는 손흥민 날개에 대한 기대가 크다.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공격을 원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구상에도 손흥민의 지체가 없는 슈팅과 침투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번에 호주에서 생애 두 번째 아시안컵을 누비게 된다. 박지성이 달았던 등번호 7번을 물려 받아 의미는 더욱 남달라졌다. 과연 다른 색깔을 내는 손흥민이 선 왼쪽 날개가 한국이 아시안컵 정상으로 가는 데 지름길로 도움을 줄 지 주목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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