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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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현장] 美친 싸이, 본연의 재미로 돌아왔다

기사입력 2014.12.20 23:53 / 기사수정 2014.12.20 23:53

정희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역시 공연의 제왕 싸이였다. 대한민국에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이보다 더 좋은 공연이 있을까. 아리따운 20대 여성부터 나이 지긋한 50대 남성까지 싸이의 손짓 하나에 움직이며 춤추고 뛰어 놀았다.

20일 오후 송파구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싸이의 연말 콘서트 'PSY CONCERT 올나잇스탠드 2014'가 열렸다. '올나잇 스탠드'는 싸이가 2003년부터 연말과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개최한 대표 콘서트 브랜드다. 싸이의 열정적인 퍼포먼스와 독창적인 무대 연출로 매해마다 매진 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영하 5도의 날씨에도 1만2천 관객들은 형형색색의 머리띠와 야광봉을 든 채 싸이의 공연장을 찾았다. "막이 올라갑니다”라는 예고에 관객들은 일제히 함성을 내질렀다. 이어 무대에 오르기 위해 대기실을 나선 싸이의 위풍당당한 모습이 LED 화면을 가득 채우는 등 아이돌 공연 못지 않은 오프닝을 자랑했다.

이날 'Right Now', '연예인'으로 공연의 포문을 연 싸이는 "엽기가수로 시작했지만, 최근들어 말도 안되는 호칭을 가지고 있다. 이러나 저러나 여전히 14년째 딴따라인 싸이입니다"라며 "오늘 여러분은 공연사에 족적에 남길만한 정시출근을 하셨다. 정시 출근에 대한 고마움이 표시로 아주 늦게 퇴근시켜드리겠다"라고 엄포를 놓았다.



▲ 관객과 하나 되어, 소통형 공연의 절정

싸이는 이어 '나 이런 사람이야', '새', '오늘 밤새', '젠틀맨' 등의 열광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특히 '어땠을까' 무대에서는 20대 풋풋한 커플부터 건장한 남남커플(?)까지 관객들의 다양한 모습이 카메라에 비춰지며 싸이표 공연의 묘미를 자랑했다.

열광적인 무대 뿐 아니라 싸이의 걸쭉한 입담은 관객을 들었다놨다했다. 싸이는 "티켓사이트 예매 결과 69대 31로 여성자매들이 더 많이 예매를 해주셨다. 여성자매들은 남자친구와 함께 왔으나 나머지 31% 남성자매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대략 6천명의 여성자매들을 위해 '내눈에는'이라는 곡을 들려드리겠다"라고 무대를 이어갔다. 화면에는 '내 눈에는 그대가 아름다워요'라는 노랫말과 함께 여성 관객들이 클로즈업된 채 등장해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밖에도 '아버지', '낙원' 등의 잔잔한 무대에서 관객들은 싸이와 함께 떼창하며 공연에 완벽 몰입만 모습을 보였다.



▲ 현아-이적-故 신해철…싸이의 특별한 친구들

'올나잇 스탠드'의 백미는 바로 여장 무대다. 그간 비욘세, 박지윤, 선미로 변신해 유쾌한 볼거리를 선사했던 싸이는 올해 대표 섹시 아이콘 현아의 '빨개요'를 선곡해 파격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싸이 얼굴이 합성된 코믹한 뮤직비디오를 비롯해 바나나, 립스틱 등 현아의 무대를 고스란히 옮겨 놓은 듯한 무대에서 엽기와 농염을 오가는 퍼포먼스를 펼쳐보였다.

'빨개요'로 장내가 발칵 뒤집어진 뒤 하얀색 천막이 무대를 덮었다. 이어 감미로운 피아노 소리가 들려오며 이적이 깜짝 등장했다.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을 열창했다. 관객들은 야광봉을 좌우를 흔들며 이적의 노래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적은 "정말 대단하다. 어쩌다 싸이한테 코가 꿰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오게 됐다. 분위기도 더 뜨겁고 스케일도 더욱 커진 것 같다.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을 부르는데 정말 거짓말 같다. 굳이 '빨개요' 뒤에 불러야 했나 싶다. 몰입하기 힘들었다. 다들 서계시니까 달리는 곡을 부르겠다"라며 '하늘을 달리다'를 이어 열창했다.

공연 중반부, 싸이는 이날 한 곡의 무대를 위해 차분한 마음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가끔 어리광도 부리며 진심을 들려드리고 싶지만 저라는 사람의 캐릭터가 있기 때문에 들려드리기 힘들었다. 가수이기 때문에 노래로 들리고자 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예기치 않은 이별이 있으면 남아 있는 사람들이 감당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올해 저 역시 마음 아픈 이별을 했다. 박재상이 음악으로 떠나간 친구에게 노래한 곡들려주고 싶다"라고 故 신해철을 떠올리며 먹먹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조용필의 '친구여'를 눈물과 함께 열창하며 강한 울림을 선사했다.



▲ 월드스타? 무대에서도 美쳤다

앙코르 무대를 제외한, 2시간 반의 정식 무대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가버렸다. 싸이와 관객들은 한 목소리로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싸이는 "석달간 피고름을 짜며 준비했는데 시간이 야속하다. 마지막 3곡 아낌없이 남김없이 내일이 되도 아쉬움 없도록 미친 듯이 뛰어 놀겠다. 행복해서 뛰는 게 아니라 뛰어서 행복한 것입니다"라며 공연 말미 마치 오프닝 같은 열광적인 'We are the one', '예술이이' 등의 무대를 선사했다.

싸이는 또 세계적인 유명세를 떨치게한 '강남 스타일' 무대를 앞두고 "지난 2012년 너무 과한 칭찬을 받았다. 그 이후로 발표했던 '행오버' '젠틀맨'은 다 싱글앨범이었다. (정규)앨범을 만들기 위해 음악을 하다보면 '낙원', '아버지' 같은 좋은 음악이 나오기 마련인데 무엇에 쫓기듯이 수를 두고 머리를 썼던 것 같다. 내년부터 뻘짓(?) 삽질 안하고 음악만 열심히 하겠다"라며 싸이만의 음악을 해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공연 말미 그는 "대학 축제도 좋아하는데 몇 년 동안 못갔다"라며 "'무한도전' 극한알바라도 나갈까 생각했다. 잎으로 원래 한던 것처럼 편하게 음악 하겠다"라며 2015년 월드스타의 타이틀을 내려놓고 싸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임을 예고했다.

싸이는 같은 장소에서 21일과 24일 총 3회 공연을 이어서 열 예정이다.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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