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엘 노이어 ⓒAFPBBNews = News1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축구는 골로 말한다. 아무리 경기를 잘 풀어도 득점하지 못하면 그 경기는 결코 이길 수 없다. 그러다 보니 골을 책임지는 공격수들은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엄청난 부와 명예를 얻는다.
한동안 세계 축구를 주름잡는 선수들 면면만 봐도 하나같이 공격수들이다. 세계 최고 선수를 뜻하는 FIFA(국제축구연맹) 발롱도르를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는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대표적이다.
이들을 두고 팬들은 다른 선수와 능력이 다르다는 의미로 '신계'라 표하며 현재를 메날두(메시+호날두)의 시대라고 표현한다. 그도 그럴 것이 메시와 호날두가 서로 발롱도르를 석권한 것이 어느덧 7년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메시와 호날두는 어김없이 발롱도르 최종후보 3인에 이름을 올리면서 자신들의 시대가 아직 저물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여기에 도전장은 내민 쪽이 흥미롭다. 축구 역사상 득점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우고 있는 최고의 창을 앞선에서 막는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가 주인공이다. 골키퍼가 한 해의 세계 축구를 대표하는 인물로 거론된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실제로 발롱도르 최종 후보에 골키퍼가 오른 것은 세 차례에 불과하다. 유일한 골키퍼 수상자 레프 야신(러시아)을 비롯해 올리버 칸(2001년)과 잔루이지 부폰(2006년)이 전부다. 노이어는 8년 만에 골키퍼로 최종 후보에 올랐고 역사상 두 번째 골키퍼 발롱도르를 노리고 있다.
노이어가 가진 카드는 결코 메시와 호날두에게 뒤지지 않는다. 독일 대표팀으로 이뤄낸 브라질월드컵 우승은 무관의 메시는 물론 유럽챔피언스리그 10회 우승 기념비를 든 호날두보다 앞서는 대목이다. 월드컵이 세계 최고 권위의 대회인 만큼 이를 들어올린 노이어는 성과면에서 메시, 호날두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 최다골 신기록을 작성한 메시와 챔피언스리그 한 시즌 최다골과 함께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 동시 득점왕에 오른 호날두의 개인 퍼포먼스는 화려했다.
기록은 노이어도 점수를 받기 충분하다. 노이어는 월드컵 7경기서 4실점,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31경기 16실점, 올 시즌 13경기 3실점까지 0점대 방어율을 밥먹듯이 작성하고 있다. '스위퍼 골키퍼'의 전술적인 부분과 골키퍼의 발기술 의무화를 만들어낸 부분은 그만이 가지는 특권이다.
그럼에도 축구의 특성상 골이 가지는 임팩트는 상당하다. 그래서 지금이 메날두의 시대이기도 하고 메시와 호날두가 유력한 발롱도르 후보로 꼽히는 이유다. 그러나 방패 노이어는 창이 지배하는 시대에 변화의 물결을 가장 앞선에서 일으키면서 발롱도르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영향력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는 선수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