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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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정 "홍대 주변은 포화상태…음악 외에도 노력해야"(인터뷰②)

기사입력 2014.11.23 07:46 / 기사수정 2014.11.23 07:02

한인구 기자
한희정 ⓒ 파스텔뮤직
한희정 ⓒ 파스텔뮤직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싱어송라이터 한희정은 흔히 일컫는 홍대 클럽신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진솔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홍대여신'이라 불리지만, 그를 수식하기엔 이 단어는 어딘가 부족해 보인다.

한희정은 최근 소속사 파스텔뮤직의 컴필레이션(여러 음악가의 노래를 특정 분류에 따라 모은) 앨범 '사랑의 단상'에 수록될 곡을 작업하고 있다. 팬들이 직접 보내준 사연 중에 하나를 골라 노래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밤낮으로 열심히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연인에게 쓴 시에요. 남이 보기에는 민망할 수도 있겠지만 아름다웠어요. '시간 앞에서는 모든 게 빛을 잃는다. 그래서 난 모든 것들을 멜로디에 담는다'라는 구절을 꼭 노래로 남기고 싶었죠."

4년 열애 끝에 남자친구와 올해 결혼을 앞둔 사연 주인공의 이야기였다.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노래로 탄생하는 것을 앞두고 있지만 정작 글을 보내준 사람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앞서 한희정의 정규 2집 수록곡 '이 노래를 부탁해'는 영화 '소리굽쇠' OST에 담겼다. 이 영화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노래를 부탁해'는 2012년 발매된 컴필 앨범 '이야기해주세요' 제작을 위해 만들어졌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송은지를 중심으로 여성 아티스트들이 문제의식을 느끼고 모였다.

"송은지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몇 년 동안 말해왔죠. 의기투합해서 음반을 만들어보자고 했어요. 동남아 여성들이 연예인이 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우리나라로 온다는 것을 알았죠. 한희정으로 태어나 부모님 밑에서 잘살고 있지만 저도 겪을 수 있었던 일인거죠."

그의 동생은 배우 한주완이다. 지난해 KBS 2TV '왕가네 식구들'에 출연해 연기대상 남자 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동생이 배우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하지 않았죠. 오히려 동생은 제가 음악을 하는 것에 관심을 보였어요. 무엇인가를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지 않다가 어느 날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어요. 늦은 나이에 연기 전공으로 대학에 들어간 뒤 잘되고 있는 것 같아 기쁘고 기특하죠."

한주완은 시상식에서 "공공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요즘 따라 애쓰고 있는 아버지들이 많이 계십니다. 노동자 최상남을 연기한 배우로서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힘내십시오"라고 말했다. 철도노동자를 지지하는 발언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한희정은 이런 것들이 사회적인 발언이나 활동이라기보다는 그저 이 세상이 나빠지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에서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수는 음악으로 마음을 전하죠. 거창한 활동이 아닌 타인의 상황과 마음에 공감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는 사람들의 외면을 받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홍대신에 대해서도 생각을 전했다.

"페스티벌에는 사람이 미어터지는데 클럽에는 사람이 없죠. 클럽과 팬들의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듯해요. 사람들이 페스티벌을 찾는 건 음악을 물론 놀거리를 원해서죠. 분명 이유가 있는데 사람이 없다고 반문만 하기도 해요. 내 음악을 들려주길 바란다면 외적인 것도 둘러볼 줄 알아야죠."

그는 최근 인디신 발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클럽 자체적으로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레코드 폐허, 언리미티드 에디션 등 자체적으로 돌파구를 만들었어요. 또 레이블 대표와 관계자들은 기획력도 놓치지 않으려 하죠. 예전보단 많이 나아진 것 같아요."

또 한희정은 "홍대 근처는 포화상태예요. 자본이 많이 들어왔죠. 옛날의 홍대가 아니에요. 사람을 탓하는 건 아니고 돈을 탓할 수밖에 없죠. 월세가 항상 올라 지금은 거품이 심한 편이에요. 클럽은 항상 존폐의 위기를 겪죠"라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치거나 탓하지 않고 불만만 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희정은 마지막으로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2집을 낸 지도 꽤 오래됐더라고요. 또 늦어지면 안 되겠다 싶어 올해 새 앨범을 내려고 했지만 머릿속이 복잡하네요. 다음 작업을 어떤 형태로 할지 생각 중이에요. 내년을 목표로 하고는 있어요."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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