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서건창-박병호-강정호-밴덴헐크-밴헤켄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어김없이 '시상식의 계절'이 돌아왔다. 한 시즌을 반짝반짝하게 빛낸 선수들은 여름만큼이나 겨울도 바쁘다. 특히 5파전으로 전개된 시즌 MVP 왕관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8일 오후 2시 The K 호텔 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에서 2014 한국야쿠르트세븐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및 최우수 신인선수 그리고 각 부문별 시상식을 개최한다.
올해 시상식은 사실상 넥센의 '집안 잔치'다. 다승 1위(앤디 밴헤켄), 승률 1위(소사), 세이브 1위(손승락), 홀드 1위(한현희), 타격·득점·최다 안타 1위(서건창), 홈런·타점 1위(박병호), 장타율 1위(강정호) 등 14개 부문에서 넥센 선수가 무려 10개 부문을 독식했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타이틀을 가진 릭 밴덴헐크(삼성)와 도루 1위를 차지한 김상수(삼성), 출루율 1위에 이름을 올린 김태균(한화)을 제외하고는 타 구단 선수들이 전무하다. 2014시즌을 가장 화려하게 장식한 선수를 선정하는 MVP 후보도 5명 중 4명이 넥센 소속 선수다.
▶ '기록의 사나이' 서건창, 신인왕 2년만에 MVP 보인다
현재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가장 유력한 MVP 후보는 단연 서건창이다. 경쟁하는 다른 선수들도 타이틀 홀더로서의 가치만 판단하면 전혀 밀리지 않지만, 서건창의 기록은 그동안 누구도 이루지 못했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서건창은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200안타 대기록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당시 해태)의 기록을 뛰어넘어 201개의 안타라는 전무후무한 금자탑을 쌓은 서건창은 최다 안타와 타율(0.370), 득점(135득점) 등 3개 부문에서 타이틀을 차지했다. 또 서건창이 MVP를 수상하게 된다면 역대 최초로 주전 2루수가 시즌 MVP로 선정되는 기록까지 세울 수 있다.
▶ '3년 연속 MVP 도전' 박병호, 상은 많을 수록 좋다
올 시즌은 박병호의 '홈런쇼'를 제대로 볼 수 있는 한 해였다. 지난 2012년 31홈런, 2013년 37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던 박병호는 올해 작년보다 15개나 늘어난 52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역대 두번째로 한 경기에 4홈런을 몰아치는 등 '홈런왕'의 위엄을 제대로 과시했다.
3년 연속 홈런 1위는 이미 확보한 박병호가 3년 연속 MVP에도 함께 도전한다. 2003년 이승엽(삼성·56홈런), 심정수(현대·53홈런) 이후 50홈런 이상에 도전한 타자는 없었다. 그러나 박병호가 자신의 등번호와 꼭 맞는 52개의 홈런을 곁들여 124타점을 쓸어 담았고 타점 1위까지 함께 확정했다. 만약 박병호가 MVP를 수상하게 된다면 2001~2003년 이승엽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3년 연속 MVP가 된다.
지난해 KBO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한 박병호(오른쪽) ⓒ 엑스포츠뉴스DB
▶ '거포 유격수' 강정호, MVP 찍고 메이저리그 갈까?
가장 체력 소모가 심한 수비 포지션인 유격수. 그러나 넥센의 주전 유격수 강정호는 갈 수록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올 시즌 타율 3할5푼6리 149안타 40홈런 117타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작성한 강정호는 장타율 1위, 타율 4위, 홈런 2위, 타점 3위, 득점 5위, 출루율 2위 등 타격 주요 부문 상위권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또 유격수 최초 40홈런 고지를 밟아 의미있는 기록까지 남겼다.
수비 실책은 더 줄었다. 2010년 23개의 실책으로 고개를 떨궜던 강정호는 2012년 12실책, 2013년 15실책에 이어 올해에는 실책 9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 집안 싸움? 밴덴헐크가 가진 '우승 프리미엄'
지난해부터 2년 연속 삼성의 마운드를 지킨 외국인 투수 밴덴헐크도 명실상부 MVP 후보다.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 끝에 평균자책점 그리고 탈삼진 1위를 차지한 밴덴헐크는 지난해보다 올해 더 좋은 활약을 펼쳤다.
소화한 이닝(143⅔→152⅔이닝)은 더 늘었고, 평균자책점(3.95→3.18)은 더 낮아졌다. 아쉽게도 MVP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두차례 호투 또한 그의 이름에 높은 가치를 매기게끔 만들었다.
▶ 묵묵히 그러나 위협적으로…영웅 군단의 중심, 밴헤켄
올해 넥센은 투·타가 맞물려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마운드의 정중앙에는 단연 '에이스' 밴헤켄이 있었다. 2012년 11승(8패), 2013년 12승(10패)을 기록했던 밴헤켄은 올해 20승 6패 평균자책점 3.51을 마크했다. 2007년 리오스(두산) 이후 외국인 투수로서는 두번째로 20승 고지를 밟았다. 토종 투수들을 통틀어도 역대 14번째 대기록이다.
팀이 준우승에 그쳤지만, 밴헤켄의 위력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충분히 빛났다. 다만 2007년 당시 리오스가 시즌 MVP를 수상했던 것과 달리 올해에는 넥센 동료들의 활약이 지나치게(?) 빼어났기 때문에 밴헤켄의 MVP 수상까지 가는 길이 험난해 보인다. 반면 2009년 아킬리노 로페즈(KIA) 이후 5년만에 외국인 투수 골든글러브 수상은 유력하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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