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3차전 등판을 마친 후 동료들의 격려를 받는 오재영(왼쪽에서 두번째)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목동, 나유리 기자] 자신의 승리가 불발된 것 보다 팀의 패배가 오재영(29,넥센)의 마음을 더 쓰리게 만들었다.
오재영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의 3차전에 넥센의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최종 기록은 5이닝 2피안타 무실점. 볼넷이 오재영에게 두차례 위기를 가져다줬지만 그때마다 범타로 삼성 타선을 잠재웠고 5회말 비니 로티노의 홈런이 터지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채 물러났다.
하지만 넥센은 오재영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경기 후반 역전을 허용했고 결국 넥센은 1-3으로 패배했다. 오재영은 현대 시절이던 지난 2004년 이후 10년만에 한국시리즈 승리 투수를 노렸으나 아쉽게 불발됐다.
다음날(8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오재영은 5이닝만 소화 후 강판된 것에 대해 "코칭스태프들과 충분히 상의한 결과다. 왼손에 잡혀있던 물집이 터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덤덤히 설명했다. 이어 "정규 시즌 경기였다면 더 던지겠다고 욕심을 낼 수도 있었지만 큰 경기인 만큼 무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가 욕심을 내지 않고 물러날 수 있었던 데는 동료들에 대한 믿음이 뒷받침 됐다. 넥센은 조상우, 손승락, 한현희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이틀 휴식을 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총출동도 가능했다. 오재영 역시 "상우나 현희, 승락이형이 이틀동안 던지지 않았고, 또 충분히 능력이 있는 투수들이기 때문에 물러났다"면서 "내 승리가 날아간 것은 전혀 아쉽지 않다. 팀이 진 것이 아쉽다"며 속상해했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있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를 기록하고 있는 넥센이 4차전에서 다시 승리를 잡는다면 누구도 쉽게 다음을 예측할 수 없게 된다. 오재영도 "선수들은 늘 우리가 오늘 이긴다는 마음으로 야구장에 나오기 때문에 최대한 끝까지 가려고 한다"며 "내가 포스트시즌에 강한 이유는 더 많이 긴장하고, 더 간절하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눈을 반짝였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