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좋은 드라마였다는 말이 가장 기분이 좋아요. 그 말이 정말 고맙더라고요."
송윤아가 6년 만에 택한 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MBC 드라마 '마마'는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었다. '과연 잘될까'라며 고개를 갸웃하던 이들도 있었지만, '마마'는 대중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애틋한 모성애와 우정을 그려낸 이 드라마는 시종 먹먹한 감성을 선사하며 보는 이의 가슴을 울렸다.
그래서일까. '마마'를 끝낸 뒤 취재진과 만난 송윤아는 그간의 고된 촬영 스케줄을 반영하듯 수척해진 모습이었지만 표정만큼은 매우 밝았다. 생글생글 웃는 얼굴에는 시원함부터 아쉬움까지 만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저 혼자 잘해서 좋은 드라마가 나온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작가님의 훌륭한 대본과 그림을 놓치지 않은 감독님에게 감사하죠. '마마'는 한 신을 찍는데도 다른 드라마의 3~4배의 시간이 걸렸어요. 저와 (문)정희는 감정신에 많이 힘들어했어요. 어린 친구인 그루(윤찬영 분)도 너무 안쓰러웠고요. 그런 힘든 상황에서 좋은 드라마가 나와 감회가 새로웠고 감사해요."
웰메이드극으로 호평받은 '마마'의 중심에는 송윤아가 있었다. SBS '온에어'(2008) 이후 무려 6년 만에 안방에 복귀한 그는 긴 공백기를 무색하게 하는 진정성 있는 연기로 극을 진두지휘했다. 초반에는 반항하는 아들과 매번 싸우면서도 그런 아들을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을, 중후반에는 세상을 떠나기 전 아들과 추억을 쌓는 엄마의 가슴 저미는 감정을 절절하게 표현했다. 배우 설경구의 아내가 아닌 '연기자' 송윤아를 대중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어요, 중반부터 너무 어렵더라고요. 대본이 나올 때마다 기대보단 무서운 마음이 컸어요. 또 어떤 감정신이 나올까 두려웠죠. 혼자 많이 힘들어했어요. 드라마에서 보여진 장면보다 글로 표현된 장면들이 훨씬 슬프고 셌어요. 대본을 보면서 펑펑 운 장면들이 많았어요. 제가 느낀 감정을 연기로 표현해야하는데 자꾸 막히게 되니 속상하고 자책도 많이 했죠."
그럼에도 그는 아들을 두고 떠나야만 하는 시한부 한승희에 몰입해 연기의 절정을 보여줬다. 가장 울컥했던 장면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매 회가 그랬다"고 답한 송윤아는 인터뷰 내내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마마'를 통해 자신이 몰랐던 부분도 발견하게 됐다고 했다.
"어느 날 남편(설경구)이 방송을 보다 그동안 저음으로 연기를 해본 적이 있었냐고 묻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없었던 것 같아요. '송윤아' 하면 하이톤이었죠. 인터넷에도 저의 저음에 대한 글이 많더라고요. 송윤아가 한승희를 연기하기 위해 목소리 톤 잡는 것까지 의도한 게 아니냐고. 그런 건 절대 아니거든요.(웃음) 대본에서 받은 느낌대로 했더니 자연스럽게 승희의 톤이 나왔어요. 돌이켜보면 참 신기해요."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력을 보여준 송윤아는 올해 말 열릴 'MBC 연기대상'의 강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상 이야기에 연신 쑥스러워했다. 그저 '좋은 드라마였다'는 말만 들어도 기분이 좋단다.
"'마마'가 외내적으로 누가 봐도 정말 잘 됐다면 고민할 이유가 없었을 거예요. 너무나 잘 된 드라마들이 있고 또 잘한 연기자들이 있는데 제가 언급되는 게 창피하고 부담스러워요. 상을 떠나서 좋은 드라마였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좋은 드라마를 보게 해줘 감사하다'는 인사를 많이 받았는데 그게 가장 고마운 말이랍니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