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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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꾼일지' 차린 건 많은데 먹을 게 없었다

기사입력 2014.10.22 07:07 / 기사수정 2014.10.22 07:37

'야경꾼일지'가 종영했다 ⓒ MBC 방송화면
'야경꾼일지'가 종영했다 ⓒ MBC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시도는 좋았지만 전개는 너무나 평이했다. 한국형 판타지 사극을 표방한 ‘야경꾼일지’가 아쉬움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21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야경꾼일지' 마지막회에서는 이린(정일우 분)이 왕위에 오르며 도하(고성희)와의 사랑도 이루는 모습이 담겼다.

이린은 이무기 처단과 함께 사담(김성오)을 자멸에 이르게 하고 온갖 악행을 저질렀던 박수종(이재용)을 귀양보내 궐 내 평화를 되찾아왔다. 기산군의 양위로 왕위에 오른 이린은 성군이 돼 백성을 위해 힘썼다. 이후 도하에게 진심이 담긴 반지를 건네며 행복한 미래를 약속했다.

권선징악의 뻔한 결말이었다. 여느 드라마가 그렇듯 질질 끌어온 모든 갈등과 고난이 마지막 1회에서 해결됐다. 그토록 강력했던 사담은 스스로 욕망에 못 이겨 허무하게 자멸했고 권력욕 때문에 이린을 해하려 했던 기산군(김흥수)과 박수종도 죄를 뉘우쳤다.

상상력에 의존한 드라마인 만큼 이야기를 무궁무진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지만 평면적인 캐릭터와 뻔히 예상되는 스토리로 판타지극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해골 귀신과 이무기, 귀물, 악귀 등 판타지적 요소들도 각종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듯한 소재였다.

가장 큰 문제를 꼽는다면 불명확해진 정체성을 들 수 있다. 드라마와 판타지, 액션, 청춘 로맨스까지 다양한 장르를 담으려다 보니 이도 저도 아닌 드라마가 된 것이다. 이린 도하 무석 조상헌(윤태영)이 야경꾼으로 활약하는 모습은 극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돼야 했지만 절대 무적 사담과 사담에게 조종당하는 기산군 등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에 밀려 감흥을 주지 못했다. 

게다가 이린과 함께 주춧돌 역할을 해야 하는 도하는 본의 아니게 일을 벌이고 다녀 민폐녀가 됐다. 이린 도하 수련의 삼각 러브라인도 설렘이나 긴장감을 더하기는 커녕 뻔하게만 흘러갔다.



시청률 면에서는 줄곧 월화극 1위를 지키며 선전했다. 그러나 작품성 때문이라기보단 경쟁작인 ‘비밀의 문’, ‘내일도 칸타빌레’, ‘연애의 발견’ 등이 예상보다 맥을 못 춘 탓에 어부지리로 1위를 유지했다.

아쉬운 점은 많았지만 조선시대 퇴마사 야경꾼들의 이야기와 판타지를 결합한 시도 자체는 호기심을 자극할 만했다. 사극이지만 젊은 배우들이 주축이 되고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 된 덕에 가볍게 볼 수 있었다.

개연성이 떨어지는 서사 속에서도 특별출연한 최원영부터 주연 정일우, 정윤호, 김성오, 윤태영 등 배우들의 연기는 빛을 발했다. 주인공 정일우는 무리 없이 극을 이끌었고 정윤호는 기산군의 강직한 충신 무석이라는 맞춤옷을 입고 한층 발전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사담 역의 김성오 역시 ‘사담의 원맨쇼’라 불러도 될 정도로 귀물들을 조종하는 사담 캐릭터의 강렬함을 실감나게 표현해냈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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