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정 축구 국가대표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파라과이의 경기에 한국이 2:0으로 승리했다. 한국영, 김영권, 김기희등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천안 권태완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새로운 여행의 출발은 산뜻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 4년의 여정 첫 발은 시원한 승리였다.
대표팀은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에서 전반에 터진 김민우와 남태희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지난달 선임돼 데뷔전을 치른 슈틸리케 감독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신호탄을 쏘았다.
승리 이상으로 얻은 것이 많은 경기였다. 단 한 경기였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추구하는 철학을 알 수 있었고 딱딱하게 굳어있던 선수들도 유연하게 변화하는 전술 속에서 날개를 단듯 날아다녔다.
그것도 그동안 비주전이나 다름없던 선수들의 활약이라 고무적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미리 선언했듯이 파라과이-코스타리카로 이어지는 10월 A매치 2연전을 통해 발탁한 선수 전원을 활용하겠다고 밝혔고 이날 1.5군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동안 대표팀의 베스트11은 정해져있었다. 유럽파가 늘 대표팀의 중심이었고 변화의 바람은 불지 않았다. 물론 큰 대회인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했기에 주전 고착화는 당연한 부분이지만 경직되어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랬기에 새로운 얼굴들의 파라과이전 활약은 대표팀에 새 바람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각 포지션마다 확실한 경쟁구도가 예상된다.
김민우와 남태희의 분전은 손흥민과 이청용, 구자철 등 기존 선수들을 위협할 만했고 조영철을 활용한 제로톱 형식의 공격 흐름은 이동국 홀로 있는 최전방에 플랜B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겼다.
기성용이 확실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원도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파트너로 떠오른 한국영과 아시안게임으로 미드필더의 가치를 증명한 박주호의 대결이 흥미로워질 전망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가장 강조했던 수비진은 낯선 얼굴들이 뛰고도 파라과이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김영권, 장현수, 차두리와 같은 또 다른 수비수들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골문 주인 가리기는 더욱 치열해졌다.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3골을 막아냈다는 평가를 내릴 만큼 김진현이 선방쇼를 펼치면서 김승규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제 슈틸리케호의 눈은 14일 코스타리카로 향한다. 코스타리카전에는 아마도 파라과이전과 180도 다른 선발진이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보이지 않는 경쟁이 시작됐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