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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괴물부터 가을야구까지…'류현진의 2014년'

기사입력 2014.10.09 07:00 / 기사수정 2014.10.09 02:29

나유리 기자
세인트루이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 ⓒ AFPBBNews
세인트루이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 ⓒ AFPBBNews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이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다저스)을 보기 위해서는 다음 시즌까지 기다려야 한다. 

LA 다저스는 8일(이하 한국시각)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1차전 선발로 나섰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3일 휴식 후 등판이라는 초강수로 또다시 4차전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으나 7회 통한의 역전 스리런 홈런을 맞고 고개를 떨궜다. 

이렇게 다저스의 2014년은 끝이 났다. 동시에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두번째 시즌도 막을 내렸다. 

많은 이들이 '2년차 징크스'를 걱정했지만 류현진과는 상관 없는 이야기였다. 시즌 개막부터 류현진의 어깨는 무거웠다. 일단 호주에서 열린 개막전이 류현진에게 주어진 첫번째 임무였다. 잭 그레인키 대신 팀의 두번째 선발로 개막시리즈를 책임진 류현진은 애리조나를 상대로 5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하며 첫 경기에서 시즌 첫승을 올렸다.

큰 경기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하는 류현진의 위력은 올 시즌에도 여전했다. 커쇼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불펜이 요동치는 사이에도 류현진은 꿋꿋이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시즌 초반 홈보다 원정에서 훨씬 더 강한 모습을 보이며 '원정 괴물'로 불리기도 했다. 기록상으로도 그랬다. 올 시즌 홈 첫번째 등판이었던 4월 5일 샌프란시스코전을 시작으로 홈에서 첫 승을 거두기까지는 4번의 등판이 소요됐다.

특히 2이닝 8실점(4/5 샌프란시스코전), 5이닝 6실점(4/28 콜로라도전) 등 크게 무너진 경기들이 대부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홈 경기였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스스로 징크스를 극복해냈다. 5월 27일 신시내티전에서 홈 첫승을 거둔 이후 3연승 가도를 달리는 등 홈에서도 강한 '괴물'로 진화했다.

류현진 ⓒ AFPBBNews
류현진 ⓒ AFPBBNews


오히려 상승세를 탈 때 마다 류현진의 발목을 잡은 것은 '뜻밖의 부상'이었다. 올 시즌 류현진은 총 3차례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4월 28일 콜로라도전에서 5이닝 6실점(5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던 류현진은 강판 후 통증을 호소했고, 견갑골 부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복귀하기까지 3주 가까운 시간이 걸렸고, 복귀전이었던 5월 22일 메츠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시즌 4승째를 거뒀다.

두번째 부상은 시즌 중반 찾아왔다. 8월 14일 애틀랜타전에서 5⅔이닝 3실점을 기록했지만 패전투수가 된 류현진은 엉덩이 통증으로 자진 강판을 요청했다.

이번에도 재활에 18일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지만 복귀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완벽한 모습을 선보이며 승리를 챙겼다.

지난해 14승 8패로 신인으로서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던 류현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박찬호가 세운 한 시즌 한국인 최다승(18승)을 깰 수 있느냐였다. 지난 9월 1일 샌디에이고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시즌 14승째를 수확했을 때까지만 해도 전망은 밝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부상때문에 미끄러졌다. 14승 이후 두차례 등판에서는 승리없이 1패만을 떠안았고, 정규 시즌 마지막 등판이 된 지난달 12일 샌프란시스코 원정 경기에서는 1이닝 4실점으로 시즌 최소 이닝만 소화하고 마운드를 물러나야했다.

왼쪽 어깨 통증을 느낀 류현진은 일찌감치 시즌을 마치고, 포스트시즌에 초점을 맞췄다.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가 확실시되는 만큼 무리해서 개인 승리를 욕심내는 것 보다 팀의 플레이오프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었다.

그리고 류현진은 자신의 몫을 해냈다. 지난 7일 세인트루이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다저스의 물타선과 중간 계투 난조로 승리와는 인연이 닿지 못했지만 경기 내용으로만 보면 부상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 행운을 누렸건만 올해도 '월드시리즈의 꿈'은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해 챔피언시리즈에서 고배를 마셨던 다저스는 올해 더욱 허무하게 1승 3패로 디비전시리즈를 마감했고, 류현진의 도전도 다음해를 기약하게 됐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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