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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AG] 8개국 야구 대표팀 ‘최선’으로 축제 즐겼다

기사입력 2014.09.27 13:35 / 기사수정 2014.09.27 13:35

임지연 기자


[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국가 대항전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콜드게임이 속출했다. 지켜보는 이들은 “싱겁다”며 아시안게임에서 야구의 존폐론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라를 대표해 그라운드에서 승부를 겨룬 8개국 야구 대표팀은 최선의 플레이로 상대에 대한 예의를 갖추며 축제를 즐겼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에는 총 8개국이 참여했다. 4개국씩 A조와 B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렀다. A조 1위는 3전3승을 거둔 일본이며 2위는 중국이다. B조 1위는 역시 3전2승을 거둔 한국 그리고 2위는 대만이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한국은 생각보다 더 강하고 월등했다. 대항마라고 꼽힌 대만마저 10-0으로 완파했다. 객관적으로 한국 대표팀의 전력은 비단 한 경기 적시타가 적고, 홈런이 터지지 않은 부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실력에서 크게 앞서 보였다. 물론 이제 막 조별리그를 마쳤고, 준결승과 결승에서 언제든 변수가 생길 수 있지만 현재로썬 대표팀 최대의 적은 ‘방심’으로 보인다.

너무도 큰 실력 차이. 지켜보는 이들에겐 재미가 반감될 수 있다. 모름지기 스포츠의 묘미는 승자를 예측하기 어려운 팽팽한 흐름과 긴장감에서 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 야구 경기를 유심히 지켜보면 10-0이건, 15-0이건 점수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스포츠가 주는 또 다른 재미를 발견 할 수 있었다.

류중일 감독은 조별예선을 마감한 뒤 “금메달을 선수들의 움직임이 좋다”고 했다. 류 감독의 말처럼 대표팀은 상대가 약하다고 해서 설렁설렁 플레이하거나, 실수를 하지 않았다. 외야수들은 장타를 내주지 않기 위해 전력으로 뛴 후 중계플레이로 동작을 옮겼고, 내야수들은 유니폼이 더럽혀지는 것도 불사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때도 겪어보지 못한 느린 공”이라고 홍콩 투수와 상대한 소감을 밝힌 김현수(두산)는 본인이 느끼기에 느리디 느린공을 때려, 내야 땅볼에 그친 후에도 전력을 다해 1루로 뛰었다. 처음 선발 출장 기회를 얻은 황재균(롯데)은 상대를 흔들며 뛰고 또 뛰었다. 톱타자와 좌우 코너 외야수 역할을 해낸 민병헌(두산)은 경기 후 지친 기색이 역력할 만큼 그라운드 위에서 에너지를 쏟았다.

또 국제대회에 처음 나선 대표팀 유일한 아마추어 홍성무(동의대)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공을 뿌렸고 베테랑 봉중근과 임창용은 한 수 아래라고 적을 얕볼 수 있는 상황에서도 “안타를 맞지 않기 위해” 공을 던졌다고 했다.

대표팀이 열심히 뛰는 이유는 개개인의 목적과 태극마크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승패를 두고 겨루는 상대팀에게 최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함이기도 했다. 내야수 황재균은 “약팀을 만나도 최선을 다하는 게 상대방을 향한 예의”라고 했다.

한국을 제외한 7개국이 보여준 ‘최선’도 인상적이었다. B조 최하위 홍콩의 이번 대회 최종전 상대는 한국이었다. 홍콩은 지는 경기에도 무려 투수 8명을 투입했다. 타자들은 안타를 만들기 위해 전력으로 달렸고, 날아오는 공을 잡기 위해 몸을 날렸다. 경기 후 홍콩 대표팀은 그라운드에 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등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몽골과 파키스탄, 태국 등 ‘야구 불모지’에서 온 이들은 야구가 좋아 인천을 찾았다. 그들은 입을 모아 미래와 희망을 이야기 했다. 몽골 문사쿼완 감독은 23일 중국전에서 0-15로 패한 뒤 “여러 나라와 많은 경기를 해보려고 한다. 경기를 치르면서 많은 것을 배우러 왔다”고 했다. 또 태국 도쿠나가 마사오 감독은 24일 홍콩전에서 승리한 후 “아시안게임에서 승리를 따내 너무 감격스럽다. 우리 선수들이 잘 해준 덕분이다.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면서 “지금은 한국에 비해 수준이 떨어지지만 5~10년 뒤에는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승패를 떠나 함께 야구를 하는 것 자체가 좋은 일”이라며 희망을 말했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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