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27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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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지원 "발레에 미련 없어…연기하길 참 잘했죠" (인터뷰)

기사입력 2014.09.24 10:27 / 기사수정 2014.09.24 12:01

배우 왕지원이 '운명처럼 널 사랑해'로 얻은 수확을 털어놓았다. 김한준 기자
배우 왕지원이 '운명처럼 널 사랑해'로 얻은 수확을 털어놓았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배우로서 연기와 관계없는 사실로 화제가 되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다. 대중에게 자신을 각인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잘못하면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우 왕지원(25) 역시 연기 외적인 부분으로 이슈가 된 경험이 있다. 엄친딸, 집안, 국립발레단 출신까지… 포털사이트에서 왕지원의 이름을 검색하면 빠지지 않고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것만이 그녀의 전부는 아니다. 왕지원에게는 그런 수식어들을 잊게 할 만큼 다양한 매력이 공존하고 있다.

9월 초 종영한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왕지원의 또 다른 매력을 엿볼 수 있는 드라마였다. 그는 발레리나이자 이건(장혁 분)의 오랜 연인 강세라를 연기했다. 미영(장나라)의 예기치 않은 임신으로 6년 동안 자신만 바라보던 남자 건을 떠나보낸 인물이었다. 도도하고 완벽한 외형과 달리 연민을 느끼게 했다.

왕지원은 "힘든데 기댈 사람이 없어서 안쓰러웠다. 그래서 더 애정이 갔다"이라며 세라 캐릭터를 묘사했다.

"시작했을 때만 해도 아픔이 많은 캐릭터인지 몰랐는데 갈수록 아프더라고요. 대본 속 다른 인물들은 코믹 요소도 많고 성장하는 과정도 있는데 세라는 반대였죠. 이룰 걸 다 이뤘는데도 나중에는 아무것도 남은 게 없었어요. 그래서 더 몰입이 됐고요. 나중에는 음악만 들어도 울컥했죠.

만약 실제였다면 왕지원의 선택은 어땠을까? 털털한 성격처럼 대답도 솔직했다. "6년을 만난 남자가 원나잇으로 인생이 바뀌게 되자나요. 그럼 비오는 날 이별통보를 받았던 그 때 포기했을 거예요. 건과는 운명이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중후반 건과 미영의 사랑을 방해했지만 여느 드라마 속 악녀처럼 악랄한 인물은 아니었다. 그렇다보니 세라의 존재감이 옅어진 감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세라가 차라리 악녀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제기되기도 했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는 어느 누구도 악역이 아니었어요. 있어봤자 '나홀로 집에'의 악당 느낌이었죠. 가족적이고 코믹적인 힐링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다른 드라마와 차별화한 것 같아요. 그 안에서 세라도 최선의 악행을 했고요."

왕지원이 발레를 그만두고 배우로 전향한 것에 후회 없다고 전했다. 김한준 기자
왕지원이 발레를 그만두고 배우로 전향한 것에 후회 없다고 전했다. 김한준 기자


복잡다단한 감정의 세라 역을 안정적으로 소화한 왕지원은 연기 경력이 그리 오래되지 않은 배우다. 잡지 모델로 데뷔해 시트콤 '패밀리'(2012), 드라마 '굿닥터'(2013),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2014), '어떤 안녕'(2014) 등에 출연했다.

연예계에 발을 들이기 전에는 영국 로얄발레스쿨과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학과를 거쳐 국립발레단 단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유망한 발레리나였지만 잦은 부상 때문에 자신의 전부였던 발레를 그만두고 뒤늦게 배우로 전향했다.

"국립발레단에 들어간 뒤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제 자신은 지쳐있었어요. 껍데기만 있는 느낌이었죠. 우연히 잡지 모델일을 병행하게 됐고 CF도 찍다보니 연기가 너무 하고 싶더라고요. 하지만 본격적으로 연기를 하기까지가 몇 년이나 걸리더라고요."

발레를 그만두고 연기 트레이닝을 시작한 그는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도전한 탓에 조급함을 느꼈다. 이후 언제 어떻게 데뷔할지 모르는 막연한 기다림 속에서 연습에 매진했고, 차근차근 배우의 꿈을 이뤄나갔다.

"연기든 예술이든 시청자와 관객에게 전달하는 감정 표현은 진심이에요. 부족한 점은 많지만 좋은 선배님들과 작품을 함께 하면서 연기 폭이 넓어지는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채워갈 게 많이 있지만 연기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해요."

왕지원이 액션 연기를 하고 싶다고 바랐다. 김한준 기자
왕지원이 액션 연기를 하고 싶다고 바랐다. 김한준 기자


인터뷰 내내 차분한 목소리로 대화를 이어나간 왕지원은 브라운관에서의 화려하고 도도한 이미지와 달리 소탈한 느낌을 줬다. 실제로 액세서리보단 모자나 안경을 선호하고 힐보다는 운동화를 신는 털털한 여자란다. 일본 배우 히로스에 료코를 닮았다는 기자의 말에 "기분이 좋지만 어떻게 표현을 못하겠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띠었다.

한국 나이로 스물일곱, 다른 이들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배우로서의 앞날이 창창한 나이다. 부족한 점을 조금씩 채우고 있다는 그는 여러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다지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로필'과 '운명처럼 널 사랑해'까지 연달아 두 작품에서 차도녀 역할을 맡아서 반대되는 역할이 들어오면 감사할 것 같아요. 액션 연기나 '커피프린스'의 여주인공처럼 보이시한 캐릭터도 연기하고 싶고요. 내면이 꽉 찬 배우가 되는 게 목표에요. 눈빛 하나로 보는 사람의 가슴을 찡하게 만드는 배우가 될 때까지 꾸준히 연기하고 싶어요."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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