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승현이 '타짜-신의 손'으로 돌아왔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지윤 기자] 단어 선택 하나에도 신중했다. 최승현의 모든 대답에서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타짜-신의 손' 출연을 결심하기까지 무려 4개월간 고민했다는 그의 말에는 조심스러운 성격이 묻어났다.
최승현을 그토록 고심하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그는 "만화 '타짜'와 전작 영화의 마니아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불안했다"며 솔직한 답변을 던졌다. 사실 '타짜-신의 손'은 제작 단계에서부터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던 작품이다. 캐스팅에 대해 '감 놔라 배 놔라'하는 이가 많았던 만큼, 배우들의 고민도 깊었다.
하지만 결국 최승현은 '타짜2'의 시나리오를 집어 들었다. 최승현은 "이 롤러코스터 같은 인물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스스로 물음표를 던지는 것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최승현은 자신만의 '함대길'을 만들어갔다.
"함대길은 단순하고 허술해요. 자기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 딱 도박사답죠.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유혹에 약하고 호기심이 많고. 또 앞에서는 당당한 척 하지만, 사실은 단순한 동물. 그게 남자에요. 여자 좋아하고 단순하고 멋 부리기 좋아하고. 하하. 여러 면에서 삼촌 고니보다 무식한 것 같네요."
사실 최승현이 출연을 결심할 수 있었던 것은 강형철 감독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과속스캔들', '써니' 등 강형철 감독은 전작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를 창조해왔다.
"강형철 감독님이 애드리브 기회를 많이 주셔서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제가 '이건 어떨까요?'하면 일단 다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저도 성향이 딱 짜인 대로 따라가기보다는 즉흥적으로 개성을 더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감독님과 그런 면에서 정말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가수는 겁이 없어요. 모든 무대가 다 생방송이나 다름없으니까요. 이런 겁 없는 점이 배우로서 큰 강점이 아닐까요?" ⓒ김한준 기자
그렇게 최승현이 함대길이 되고, 함대길은 최승현을 닮아갔다. 그렇게 완성된 함대길. 최승현에게 함대길과 자신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되냐 물었다.
"GD(지드래곤)가 보더니 '형의 미친놈 같은 매력이 영화에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딱 술 취했을 때 행동하는 제 모습 같다나? 제가 카메라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줄지 몰랐나 봐요. 사실 좋아하는 여자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모습은 제 어렸을 때랑 똑같아요. 요즘이요? 이제는 사람을 못 믿는 건지, 겁이 많아진 건지 쉽게 사람에 대한 호감이 안 생기더라고요. 함대길과 미나 같은 사랑, 이젠 못할 것 같아요."
2006년 그룹 빅뱅으로 데뷔한 그는 '최승현'과 '탑'을 오가며 배우와 가수의 영역을 넘나들고 있다. 그의 의도와는 다르게 시작한 배우 생활이지만, 이제 그는 '음악에서 얻는 재미'와 '연기에서 얻는 재미'가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음악과 연기 모두 표현이라는 행위에요. 무대 위에서는 노래로, 연기는 캐릭터로 감정과 감성을 담아 '표현'하는 거죠. 장르가 다를 뿐 느껴지는 재미는 비슷한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연기자 최승현과 가수 탑을 따로 두고 싶지 않아요. 둘 다 제가 맡은 직업이고 일이에요. 가수·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꼬리표라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사실 '아이돌 출신이다' '연기돌이다' 이런 표현에 신경을 쓰는 건 이미지 관리 때문이잖아요? 배우 이미지를 갖고 싶다는 거. 저는 이제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위치에요. 굳이 불필요한 고민으로 시간을 뺏기고 싶지 않아요."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47분'은 '타짜-신의 손'의 약점으로 꼽힌다. 최승현에게 마지막으로 영화에 대한 진솔한 평가를 부탁했다.
"저희 영화는 정말 팀워크가 잘 맞았어요. 이런 감정이 관객들에게도 잘 전해진다면 관객과 영화의 팀워크도 좋지 않을까요? 19세 이상 성인 여러분! 저희와 한 팀이 되어요.(웃음) 독특한 음악과 센스 있는 연출이 돋보이는 신나는 영화랍니다."
"'타짜-신의 손'은 원작 만화를 충실하게 살린, 스펙터클한 이야기에요" ⓒ김한준 기자
박지윤 기자 jyp90@xportsnews.com
박지윤 기자 jyp9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