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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의 총구에 독수리가 던진 한 마디

기사입력 2014.08.24 11:10 / 기사수정 2014.08.25 02:19

김형민 기자
최강희 감독과 최용수 감독 ⓒ 엑스포츠뉴스
최강희 감독과 최용수 감독 ⓒ 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경기의 승자는 FC서울이었다. 경기 전 사냥꾼이 겨눈 총구에도 굴하지 않고 던진 한 마디의 자신감은 경기에서도 그대로 묻어났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22라운드에서 전북 현대를 2-1로 눌렀다.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나선 서울은 패기로 맞선 결과 윤일록의 두 골을 앞세워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경기 전부터 관심은 뜨거웠다. 양 팀 감독들의 유쾌한 출사표가 눈길을 끌었다. 이 스토리의 주인공은 사냥꾼과 독수리였다. 사냥꾼이 먼저 총구를 겨눴다.

최강희 감독은 초반 기선제압에 나섰다. "이제 독수리를 잡아야지?"라며 사냥총을 들고 독수리를 조준하는 사냥꾼의 포즈를 취하며 서울전 승리를 다짐했다. 그는 "이런 경기가어렵다. 서울이 다른 전술로 경기에 임할텐데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분석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독수리가 특유의 자신감으로 응답했다. 최용수 감독은 사냥꾼의 사냥 선언에 "정말 재미있었다"고 운을 떼면서 "선수들을 비롯해 주변에서 들었는데 즐거웠다. 그에 맞서 붙을 수 있는 배포가 필요하다. 그러한 면에서는 감독이란 자리도 쉽지 않은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넉살 좋은 대응으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용수 감독은 "내가 방탄복 입고 하늘로 올라가 있으면 된다"면서 "보니까 최강희 감독님의 총은 연발이 되는 총이 아니더라.한 발만 쏠 수 있는 구식이었다. 심장만 관통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맞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북 닥공의 한 방을 조심하면서 승리를 노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결국 그라운드 위 승자는 '독수리' 최용수 감독이었다.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짜여진 전술은 빈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훈련과 계획된 대로 전북의 공격을 막아냈고 김용대 골키퍼와 윤일록 등 곳곳에 배치한 주전들이 맹활약하면서 2-1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전에는 사냥꾼의 최고 해결사 이동국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끝까지 흐트림 없이 승점 3을 챙겼다.

경기 후 최용수 감독은 "나도 놀랄 정도로 경기 막바지 전북의 공격이 매서웠다. 우리 선수들이 놀라운 집중력으로 막아낸 것 같다"고 분석하면서 "우리는 경기를 이기고 싶었다. 선수들을 더욱 공격적으로 교체 투입하면서 기회를 노렸다"며 공격의 고삐를 계속해서 당긴 것이 승리의 열쇠였다고 평가했다.

김형민 기자 khmm193@xportsnews.com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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