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인천, 임지연 기자] “정수빈 때문에 은퇴했다니까요.”
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은 지난 19일 경기의 히어로였다. 정수빈은 팀이 3-4로 뒤진 6회초 2사 만루에서 SK 선발 트레비스 밴와트의 2구 높은 패스트볼을 때려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 홈런으로 연결했다. 정수빈은 만루 홈런 포함 3안타 7타점을 쓸어 담으며 팀의 4위 탈환을 견인했다.
20일 두산-SK전을 앞둔 문학구장. 경기전 훈련을 끝낸 뒤 복도에서 장비를 준비하던 정수빈에게 축하 인사가 쏟아졌다. 특히 문학구장의 원정팀 더그아웃은 SK의 2군 실내 훈련장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는데, 그 앞을 지나던 이들은 정수빈에게 “만루 홈런 잘 봤다”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중 한 사람만 축하 세례를 받고 있는 정수빈을 향해 귀엽게 눈을 흘겼다. 바로 두산 가득염 투수코치가 그 주인공이다.
가 코치는 “내가 정수빈에게 데뷔 첫 홈런을 맞았다. 그래서 내가 은퇴하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가득염 코치는 대전고-동국대를 졸업하고 1992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 후 15년간 롯데 선수로 활동했다. 또 2006년 시즌을 마치고 SK로 이적해 2010년까지 4년간 비룡 군단의 유니폼을 입었고 선수 생활을 했다.
가 코치는 SK 소속으로 뛰던 지난 2009년 5월 문학구장에서 정수빈에게 2점 홈런을 맞았다. 이 홈런이 바로 정수빈의 데뷔 홈런이었다. 가득염 코치가 그해 맞은 홈런 2개 중 한 개를 지금의 제자 정수빈이 때려냈던 것이다.
가 코치는 “정수빈이 나한테 홈런 친 뒤로 문학만 오면 반은 먹고 들어간다. 문학에서 잘 친다고”고 제자를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에 정수빈은 “코치님 덕분에 제가 이 자리에 있습니다”라고 장난스럽게 응답했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