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팀이 좋아졌고, 그 덕분에 나도 좋아졌다."
'선발승'은 개인의 능력 만으론 얻기 힘들다. 선발이 마운드를 든든히 지켜야 하는 건 기본이고 동료들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야수는 타격과 수비에서 힘을 발휘해야 하고 구원투수도 맡겨진 이닝을 잘 틀어막아야 승리를 지킬 수 있다. 요소들이 조화를 이뤄야 팀 승리와 함께 '선발승'도 완성된다.
넥센 히어로즈 '에이스' 앤디 밴헤켄은 무려 14경기 연속 선발 등판 경기에서 승리를 챙겼다. 밴헤켄은 지난 13일 사직 롯데전 5이닝 5실점으로 다소 부진했으나, 타선의 도움으로 시즌 17승(5패)째를 수확했다. 이로써 밴헤켄은 5월27일 목동 SK전부터 시작된 연속 선발승 행진을 '14경기'로 늘렸다.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는 남자 밴헤켄은 "선발 14연승은 나의 기록이기보다 팀원 전체가 만들고 나누는 기록"이라고 팀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훗날 야구 인생을 되돌아봤을 때 올시즌 같이 좋은 기록을 남긴 시즌을 생각하면 뿌듯할 것 같다. 그러나 현재는 시즌이 남아 있기에 기록에 연연하고 싶진 않다. 나에겐 팀 승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밴헤켄은 올해로 한국무대 3년 차다. 밴헤켄은 앞선 두 시즌 각각 11승(2012시즌)·12승(2013시즌)을 거뒀다. 그러나 올해처럼 위력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특히 한국무대에 적응하고 분석도 된 상황. 밴헤켄이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거듭날 거라고 예상하긴 어려웠다.
활약 비결을 묻자 밴헤켄은 "한국에 처음 왔을 땐 거의 휴식이 없이 온 상태였다. 또 지난해에는 불규칙한 휴식과 등판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도 사실이다. 올해는 정확한 휴식과 등판 로테이션을 이어가고 있는데 그런 부분이 도움이 된다"면서 "휴식으로 직구 구속이 올랐다. 또 올해 공이 낮아지면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14일 기준 다승 1위(17승) 평균자책점 2위(3.21) 승률 2위(0.810) 이닝 1위(145⅔이닝) 삼진 공동 1위(133개·KIA 양현종). 투수 부문 상위권을 '접수'하고 있는 밴헤켄은 '3승'만 추가하면 2007년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 이후 7년 만의 20승 투수가 된다.
'선발 20승'. 결코 '에이스' 홀로 만들어 낼 수 없는 대기록이다. 염경엽 감독 역시 "20승 투수는 개인 능력만으론 만들어질 수 없다. 개인 능력도 좋아야 하고 승운도 따라야 한다. 또 팀의 타격과 수비 중간 계투 뭐 하나 부족해도 20승을 거두기 어렵다"고 했다. 개인이 아닌 팀이 만드는 기록이라는 의미다. 만약 밴헤켄이 20승을 달성하게 된다면, 대기록은 밴헤켄 개인의 능력과 함께 '팀' 넥센의 힘을 증명하게 된다.
밴헤켄이 생각하는 팀의 공격과 수비, 구원 투수 등 '넥센'에 관해 물었다. 그는 주저 없이 "우리팀 공격력은 측량할 수 없을만큼 최고다. 10점 만점에 10점이다. 수비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특별히 밴헤켄은 '계투진'을 콕 집어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수비와 공격은 주목을 받는데 계투진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내가 최근 2경기 5이닝 정도만 막고 내려왔을 때, 구원 투수들이 남은 이닝을 잘 지켜줬다. 14연승 기간에도 끝까지 승리를 지켜준 구원 투수들이 정말 고맙다"고 했다.
승승장구하는 밴헤켄과 잘 때리고 걷어내고 막아내는 타선·수비·불펜의 시너지 효과가 17승까지 만들어냈다. 선발 20승은 분명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지만, 밴헤켄이 표현하길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라면 가능할 것 같다. 또 다른 대기록까지 딱 '3승' 남았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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