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예진이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권혁재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지윤 기자] "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대~ 손예진이라 부르리~"
봉숭아 꽃망울 같았던 그녀가 변신을 꾀했다. '클래식'(2003) '내 머릿속의 지우개'(2004) '연애시대'(2006) 까지 손예진은 늘 감성 짙은 연기를 선보였던 '멜로퀸'이었다. 그런 그녀가 액션 여전사가 되어 돌아왔다. 아주 단단하게 연기 변신을 마음먹은 듯하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손예진을 만났다. 그 곳에는 만난 손예진은 익히 보아왔던 단아하고 청순미 넘치는 손예진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여월'에게 묶여 있는 듯 보였다.
극 중 손예진은 현란한 검술과 카리스마, 여기에 아름다운 미모까지 겸비한 여해적 '여월'을 맡아 생애 첫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첫 도전이었던 만큼, 고생길은 안 봐도 훤했다.
"이미지 변신을 했죠. 액션 영화가 처음이기도 하지만 사극도 처음이에요. 사실 전체 촬영의 ⅔쯤 찍었을 때는 다신 액션 하면 안 되겠다 싶었어요. 그 정도로 정말 고생했어요. 액션도 처음인데, 촬영은 한겨울이었고…. 모든 상황이 아프고, 춥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촬영이 막바지에 이를수록 더 잘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다음에 기본기를 잘 연마해서 더 잘해보고 싶어요."
코미디 어드벤처라는 조금은 낯선 장르.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개봉 직후 호불호가 갈렸다. 유치하다는 반응과 정신없이 웃기다는 반응이 교차했다. 거기에 초대형 고래를 만들어내고, 대형 물레방아를 굴린 CG에 대한 평가도 잇따랐다.
"어떤 잣대를 놓고 보면, 다 어설프게 느껴질 수밖에 없어요. 우리 영화에서 CG가 정말 중요한 부분이지만, 결국 영화는 스토리잖아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어요. 벽란도 장면이나 고래도 실사만큼 완벽할 순 없으니까. 좋게 봐주시면 감사하죠."
"고래 CG요? BBC 다큐멘터리를 보는 기분이었어요" ⓒ권혁재 기자
사실 CG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던 것은 손예진과 고래의 특별한 인연 때문이었다. 손예진은 극 중 눈에 보이지 않는 고래를 대상을 상대로 연기를 펼쳐야 했다. 영화 '해적' 속 작은 '프리윌리'라고나 할까?
"고래와의 교감이 정말 중요했어요. 그냥 고래가 있다고 가정하고 흉내를 내는 장면이 되지 않길 바랐죠. 다행히 '타워'에서 CG를 상대로 연기해본 경험이 있어 다행이었던 것 같아요.(웃음) 고래는 완전히 CG이었는데, 마치 BBC 다큐멘터리를 보는 기분이었네요. 너무 마음에 들어요."
영화에서 손예진의 의견으로 탄생시킨 장면도 있다. 바로 바닷물에 뛰어들어 부처상을 건져오는 장면이다.
"여월의 별명이 '용의 딸' 이잖아요. 아무래도 '바다와의 교감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감독님께 제안을 했어요. 원래 물속에 들어가는 신이 없었는데, 바닷물에 뛰어들어 멋지게 부처상을 들어 올리는 장면이 탄생했죠. 그 장면을 통해 고래와도 만나게 되는 거고요. 고래와 여월의 교감이 이뤄지는 장면이라고나 할까요?"
'군도: 민란의 시대', '명량' 등 대작들의 홍수 속에서 '해적'은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작지만 강한 흥행 파워를 보이고 있다. 손예진의 고생이 반짝반짝 빛을 발했다.
"우리 영화요? 진짜 웃긴 영화예요.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가 볼 수 있는 해양 액션 어드벤처의 시작이다! 그렇게 말하고 싶어요. 할리우드 영화가 아니라 우리 정서에 맞는 블록버스터라 확신해요. 너무 거창한가요? 하하"
박지윤 기자 jyp90@xportsnews.com
박지윤 기자 jyp9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