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4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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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하길 잘했다" 김광현은 여전히 성장 중

기사입력 2014.07.28 10:19 / 기사수정 2014.07.28 10:19

나유리 기자
김광현 ⓒ 엑스포츠뉴스DB
김광현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어느덧 프로 8년차. 그래도 김광현은 "야구하길 잘했다"며 루키처럼 해맑게 웃는다.

올 시즌 SK 와이번스는 최근 몇 년간 가장 안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27일까지 36승 50패로 9개 구단 중 8위에 머물러 있다. 어느덧 7위 LG와 3경기차까지 벌어졌다.

그렇지만 여전히 '에이스' 김광현의 투구는 위안거리다. 잠시 주춤하던 시절을 뒤로 보내고 본래 자신의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김광현을 보기 위해 거의 매 경기 경기장을 찾아 화제가 된다. 또 한명의 리그 정상급 투수가 메이저리그에 직행하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10승 9패에 머물렀던 그는 후반기 첫 등판에서 승리 투수가 되며 '벌써' 10승을 달성했다. 26일 홈 넥센전에 등판했던 김광현은 6이닝 동안 115개의 공을 뿌리며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투구수가 다소 많아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유일한 1실점이 유한준에게 내준 솔로홈런 임을 감안하면 투구 내용이 좋았다.

경기 내용이 만족스럽기 때문일까. 다음날 문학구장에서 만난 김광현은 어느때보다 표정이 밝았다. 덕아웃 내에 수차례 폭소가 터질만큼 솔직하게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생각과 최근 등판 내용을 복기했다.

무엇보다 화제가 됐던 상황은 전날 무사 만루 상황에서 넥센의 간판 타자 박병호와 강정호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운 것이었다. 더욱이 박병호를 상대로 헛스윙을 유도해냈던 느린 커브가 중계 화면을 통해 잡히면서 놀라움을 자아냈었다.

김광현도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아낸 그 장면을 '베스트'로 꼽았다. "무사 만루 상황인데 커브를 던지겠다고 해놓고도 걱정이 됐다. 헛스윙 삼진이 되니까 성취감이 최고였다. 야구하길 잘했다 싶었다(웃음). 물론 (정)상호형도 대단하다. 거기서 커브 사인을 내더라. 주자 3명 다 들여보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타자랑 승부하자고 하더라"는 김광현은 "나도 내가 그 상황에서 커브를 던질 줄 몰랐는데 결과가 좋아 기쁘다. 삼진 잡고 나서 내 표정에서 너무 어안이 벙벙한 티가 날까봐 걱정했다. 앞으로 커브 구사 비율이 조금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아마 김수현도 몰랐을 것이다. '별에서 온 남자'인데도"라며 씩 웃었다.

올해에서야 드디어 투수조 막내를 벗어난 김광현은 여전히 야구가 어렵다. "사실 예전에는 어떻게하면 점수를 덜주고 4~5이닝을 막아서 선발 투수로서 역할을 하면 되나 생각할 때도 있었다. 그런데 코치님들이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하시더라. 나는 7회 8회 9회까지 던져야 하는 투수라고 해주셔서 너무 뿌듯하다"며 주축 선수로 거듭난 자신의 위치가 새삼 신기한듯 했다.

김광현 ⓒ SK 와이번스
김광현 ⓒ SK 와이번스


물론 욕심도 있다. 김광현은 "고교 시절부터 나는 2스트라이크 노볼에서 안타를 맞아 나가는게 너무 아깝다. 그래서 일부러 빼는 공을 하나씩 던지고 볼을 던지고 그렇다. 그런데 코치님들이 그냥 안타 맞으라고 하시더라. 자꾸 실패를 해야 나중에 성공을 한다고. 설령 첫 타석에서 2스트라이크 노볼에 안타를 맞아도, 그 다음 타석에서 그 타자는 똑같은 카운트를 잡은 후 유인구가 올거라 생각을 못하고 스윙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런 요령을 더 배워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내 역할은 긴 이닝을 던지면서도 팀이 이겨야 최고다. 풀카운트까지 안가고 타자와 승부도 해야한다"는 김광현은 "나는 매번 '퍼펙트'를 생각하며 마운드에 올라간다. 그러다 주자가 출루하면 '노히트 노런'을 생각하고, 안타를 맞으면 '완봉'을 생각한다. 또 점수를 준 후에는 '완투'를 생각한다. 여전히 참 쉽지 않다. 어렵다"며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분명 그는 성장하고 있었다.

전날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을때 짜릿함을 느꼈듯 김광현은 여전히 팀의 승리를 위해서 1구, 1구 혼신의 힘을 다한다. 특히 타석에 선 상대가 위협적인 선수일 수록 더 그렇다. "상대팀 간판 타자들은 더 집중해서 던지고, 공을 더 세게 던진다. 이유는 각 팀을 대표하는 타자들에게 안타나 홈런을 맞으면
분위기가 상대팀쪽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라며 고개를 끄덕인 김광현은 "승부처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때마다 야구하면서 가장 행복하다"고 미소지었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평정심을 잃지 않고 본래대로 열심히 한다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경기할 때는 집중하느라 스카우터들이 왔는지 전혀 신경쓰지 못한다. 안보인다. 우리팀 전력분석원도 안보이는데 스카우터가 보이겠나. 그들이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부르겠지. 우선 무리하지 않고 잘하는게 중요하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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