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동원이 30대 배우로서의 첫 스타트를 영화 '군도'로 끊었다. 권혁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곱상한 외모와 여심을 녹이는 미소. 배우 강동원(33)을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상이다. 그러나 조금만 같이 이야기하다보면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순간이고, 차츰 그의 내면이 보이기 시작한다.
잘생긴 얼굴 뒤에 숨겨진 강렬한 눈빛, 부드러운 얼굴 속에 감춰진 서늘한 아름다움이 매력인 사람. 바로 강동원이다.
23일 개봉하는 ‘군도: 민란의 시대’(감독 윤종빈)는 그런 그의 매력을 오롯이 담아낸 영화다. 조선시대 탐관오리들의 재물을 훔쳐 백성에게 나눠주는 의적단과 권력가의 대결을 그린 이번 작품에서 강동원은 군도(群盜)의 주적이자 백성의 적인 조윤 역을 맡았다.
무관으로 최고의 실력을 갖췄지만 서자라는 신분 때문에 아버지를 비롯한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인물이다. 아비보다 더 극악무도한 수법으로 양민들을 수탈하는 악행으로 뼈끝까지 사무친 한을 푼다.
깊은 슬픔을 지녔다는 점에서 공감을 얻어낼 여지가 있는 악인이다. 강동원은 “조윤을 얼마큼 표현해야 하는가에 고민이 있었고 의문이 든 건 사실이다. 무관이 돼 출세하려했지만 서자 출신이라 출세를 못하고 시대의 버림을 받는다. 콤플렉스가 많은 인물이다”며 조분조분 설명했다.
“왜 악역을 복귀작으로 선택했냐,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나름 열심히 살았고 경력도 있고 다른 배우들에 비해 작품 수도 뒤지지 않아서 자신이 있었는데 말이죠. 그럼 뭘 해야 되냐고 물었더니 원탑 영화라더라고요. 좋은 영화와 나쁜 영화를 나눌 순 있어도 원탑, 투탑 영화라는 말은 이해가 안 됐죠. 멋지게 살아남을 거라고 얘기했어요. 시놉에 누구보다 무술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돼 있으니 연습해서 누구보다 뛰어나게 하면 된다고요. 무엇보다 윤종빈 감독이 잘 만들어 낼 것 같았어요.”
배우 강동원은 선과 악이 공존한 외모를 지녔다. 권혁재 기자
강동원은 속을 알듯 모를 듯 애매모호한 답변보다는 연기에 대한 소신과 가치관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줄 아는 배우다. 무엇보다 시종 진중함이 묻어났다.
“시사회 후 반응도 전체적으로 좋았고 개인적인 칭찬도 많이 들어서 좋았어요. 칭찬도 해주신 반면 자기복제라는 평도 있었는데 그 어떤 캐릭터와도 같지 않은 강직했던 캐릭터에요. 스스로에게 엄청난 도전이었기 때문에 그런 말에 동의하지 않아요. 같은 사람이니까 비슷하게 느낄 순 있겠지만 그래도 전 최대한 다르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신마다 다르게 찍으려고 노력했죠.”
강동원은 완벽주의자다. 무엇을 하든 언제 어디서나 완벽을 추구한다. 게임을 할 때도 프로게이머처럼 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그는 소집해제 후 복귀작으로 고심 끝에 ‘군도'를 택했다. 마치 공백기의 갈증을 한 번에 쏟아내려 마음먹은 듯 매섭고도 유려한 감정 연기와 액션을 보여줬다.
“조윤이 악역인데 너무 멋있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칭찬인지 욕인지 모르겠어요.(웃음) 어쨌든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 액션이나 말 타는 신에서도 대역을 최대한 안 쓰는 게 목표였고요. 적당한 건 참지 못하는 성격이고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하니까. 남에게 맡겨두는 성격이 아니어서 제가 하는 게 맞다고 봤죠.”
배우 강동원은 앞으로도 쉬지 않고 열심히 작품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권혁재 기자
빈틈없는 성격은 그가 10년 넘게 연기를 할 수 있도록 한 비결이었다. 2003년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로 데뷔해 당시 가장 주목받는 신예로 떠올랐던 강동원은 같은 해 ‘1%의 어떤 것’에서 당당히 주연을 꿰차더니 연기자로 데뷔한 지 1년도 채 안 돼 '그녀를 믿지 마세요'(2004)로 스크린에 진출했다.
이후 '늑대의 유혹'(2004), '형사:duelist'(2005),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 'M'(2007), '전우치'(2009), '의형제'(2010) '초능력자'(2010), '군도'(2014), '두근두근 내 인생'(2014)까지 숨 가쁘게 달려왔다.
어느덧 30대 중반이자 12년차 배우가 된 강동원은 마음의 부담을 조금씩 털어내고 여유를 즐기고 있다. 그는 “예전보다 중압감이 덜하다. 좀 더 릴렉스가 되고 나름대로의 노하우도 생긴다. (촬영 현장을) 점점 즐기게 된다”고 했다.
“그저 외모로 연기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작품에 진중하게 올인하는 스타일이에요. 신비주의 배우라는 말도 많이 듣는데 ‘전우치’ 시나리오가 늦게 나와서 어쩔 수 없이 쉬었던 적 빼고는 단 한 번도 쉰 적이 없어요.(웃음) 작품을 만들어가는 게 좋고 매 신을 새롭게 해낼 때마다 쾌감이 들어요. 매 작품마다 현장에 있는 게 행복하죠. 앞으로도 열심히, 쉬지 않고 일하고 싶어요.”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