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 독일의 다채로운 전술의 열쇠는 필립 람이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전술 아티스트, 요하임 뢰브 감독이 전차군단을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특별한 열쇠가 하나 있었다. 바로 '만능맨' 필립 람이었다.
뢰브 감독이 이끄는 독일은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아르헨티나를 연장까지 가는 접전끝에 꺾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걸어온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죽음의 G조를 1위로 살아남았다. 미국과 가나, 포르투갈의 저항에 맞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16강 무대에 올랐다. 이후 토너먼트에서도 난관들을 잘 헤쳐갔다. 복병 알제리와의 경기에서 힘을 많이 뺐지만 프랑스, 브라질을 상대로 비교적 수월한 경기 운영을 선보이며 결승까지 안착했다.
마지막 상대는 아르헨티나였다. 독일은 리오넬 메시 등을 앞세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견고한 수비력과 짜임새 있는 공격력을 선보였다. 마지막 순간에 웃었다. 연장 후반 마리오 괴체의 결승골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번 대회에서 독일은 성장세를 입증했다. 지난 남아공월드컵보다 더욱 많아진 신예들은 독일 축구의 새로운 전성시대를 대변했다. 뢰브 감독의 지도력도 화두가 됐다. 뢰브 감독은 잘 알려진 전술가답게 제로톱 등 다양한 전략, 카드를 꺼내면서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특히 여기에서 열쇠는 람이었다. 람은 뢰브 전술의 핵심적인 역할을 도맡으며 주장의 품격을 보였다. 어디를 가든지 제 몫을 다해냈다. 람의 존재로 독일은 더욱 다양한 선수 구성과 전략이 가능했고 경기 중 변수에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가능했다.
대회 전부터 람의 포지션은 독일 대표팀의 화제였다.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변신한 람에 대해 뢰브 감독의 활용방안이 관심을 모았다. 이에 대해 뢰브 감독은 "대표팀에서도 람은 중앙 미드필더가 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새롭게 얻은 카드인 동시에 차선책이었다. 당시에는 사미 케디라의 복귀가 불투명했었다. 불의의 부상으로 월드컵행에 먹구름이 꼈지만 케디라가 돌연 그라운드로 돌아오면서 독일은 중원 운영에 탄력이 붙었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토니 크루즈 등이 더해 뢰브 감독은 여러가지 플랜을 성립해 미드필더진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필립 람은 이번 대회에서 중앙 미드필더와 오른쪽 풀백을 소화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대회 초반에는 람을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했다. 하지만 조별리그가 끝나고 토너먼트로 가면서 서서히 주력 포지션이던 풀백 자리로 옮겨갔다. 대회 도중 있었던 변수들이 영향을 미쳤다. 독일 대표팀에 독감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수비라인에 빨간불이 켜졌다. 페어 메르테사커 등이 몸져 누우면서 조정이 필요해졌다. 제롬 보아텡이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람이 오른쪽으로 복귀하면서 갑작스러운 공백은 곧바로 메워졌다.
전술상 이유도 존재했다. 지난 프랑스와의 8강전이 그랬다. 뢰브 감독은 람을 오른쪽 수비수로 기용했다. 이에 대해 경기 후 "프랑스는 측면 공격이 매섭다. 람을 풀백으로 돌린 이유도 프랑스의 측면을 봉쇄하기 위한 노림수였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번 결승전도 같은 맥락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리오넬 메시, 에스키엘 라베찌가 버티는 아르헨티나의 날개 공격을 반감시켜야 했다. 이에 따라 결승무대 람의 포지션은 오른쪽 풀백이 됐다.
람은 좋은 활약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전반전동안 아르헨티나의 왼쪽을 점령했다. 전반 28분에는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절묘한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토마스 뮐러이 발 끝에 걸리지 않았다. 오프사이드 판정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후반 16분에도 람은 침투패스를 적절히 연결했지만 뮐러가 잡지 못하면서 득점 찬스로 이어지지 못했다.
결국 람 등 주축 선수들의 활약으로 독일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주장 완장을 찬 람도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기쁨을 함께 나눴다.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