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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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차 배우 김강우의 내려놓기, 그리고 즐기기 (인터뷰)

기사입력 2014.07.05 00:33 / 기사수정 2014.07.05 00:33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얼핏 보면 차가운 이미지. 하지만 대화를 나눠본 배우 김강우는 진지하고 깊이 있는 표정 속에 유쾌한 웃음소리를 더해낼 줄 아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KBS 수목드라마 '골든크로스' 종영 이후 일주일. 20회의 긴 여정을 이끌어 온 뒤에도 그는 끊임없이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에 바쁜 일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 어느 작품보다 많았던 대사량에 "'골든크로스' 다음 작품에서는 연기가 더 늘어있을 것 같다"며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어보이던 김강우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강우는 일상에서 버스, 지하철도 자주 이용한다고. 신용카드에 교통카드 기능을 추가한, 당당한 대중교통 이용자라는 얘기로 웃음을 줬다. ⓒ 나무엑터스
김강우는 일상에서 버스, 지하철도 자주 이용한다고. 신용카드에 교통카드 기능을 추가한, 당당한 대중교통 이용자라는 얘기로 웃음을 줬다. ⓒ 나무엑터스


▲ "'골든크로스' 출연, 좋은 드라마 할 수 있어서 기뻐"

김강우는 극 중에서 음모에 휘말려 가족을 잃은 검사시보 강도윤을 연기했다. 드라마 후반부에는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뒤 금융 거물이 돼 복수에 나서는 테리영을, 마지막 회에서는 서민을 위해 일하는 변호사로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였다.

김강우는 '골든크로스'를 '기억에 남는 드라마'라고 평했다. 그는 "에너지를 많이 쏟았다. 처음에 시청률이 낮게 나왔을 때는 걱정도 됐지만, 그런 것을 떠나서 한 번 해 볼만 한 작품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오랜만에 나온 시대를 반영하는 드라마였다. 그냥 소비되는 게 아니라 시청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다는 점에서 '좋은 드라마'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얘기했다.

모든 복수가 끝나고 어머니가 싸 준 김밥을 먹으며 지난 시간을 회상하는 엔딩신의 강도윤에게서는 마지막 회를 맞는 '배우' 김강우의 지난 시간 역시 함께 스쳐지나갔다. 이 장면은 종영일 오후 1시에 찍은 '실제' 마지막 촬영신이기도 했다.

이후 극은 악인 서동하(정보석 분)가 수감 후 출소해 '라인만 살아있으면 언제든 다시 모일 수 있다'고 말하는 에필로그로 끝을 맺는다.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은 더욱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이에 김강우는 "활짝 웃으면 판타지에서 끝난다는 느낌이 들었다. 강도윤의 그 표정은 다시 현실로 돌아온 것을 뜻한다. 에필로그도 '어쨌든 세상은 돌아가고, 악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유현미 작가님의 메시지가 잘 표현된 것 같아 마음에 든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골든크로스'를 통해 얻은 소득을 묻자 그는 "'내 머리가 정말 좋다'라는 것?"이라면서 파안대소한다. 이내 김강우는 "대사량이 정말 많았다. 대본을 A4용지에 형광펜으로 줄을 치면서 보는데 평생 이렇게 많은 대사를 하는 드라마는 못해볼 것 같더라. 한편으로는 대견했고, 다음 작품을 할 때 대사하는 것은 정말 늘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어릴 때부터 김강우는 남다른 감수성을 자랑했다. 남중·남고를 나온 그는 친구들끼리 싸우면서도 손편지를 교환했었다며 예전을 떠올렸다. ⓒ 나무엑터스
어릴 때부터 김강우는 남다른 감수성을 자랑했다. 남중·남고를 나온 그는 친구들끼리 싸우면서도 손편지를 교환했었다며 예전을 떠올렸다. ⓒ 나무엑터스


▲ "일상의 김강우? 평범한 30대 남자, 그리고 가장 "

무거웠던 작품, 역할이었기에 '인간'으로의 김강우는 현실 속에서는 더욱 처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직장인들이 일과 사생활의 분리를 중요하게 여기듯, 그 역시 일상에서는 '배우'라는 것을 내려놓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김강우는 "원래 멀티가 안 되는 편이다"라며 "연기하는 순간이 끝나고 나면 나는 그냥 평범한 30대 중반의 남자로 살아간다. 배우기 때문에, 배우라서 하는 행동이라든지 어디를 가야 한다든지 하는 것은 없다. 그게 틀에 박히면 연기하기 더 힘들어질 것 같다"고 했다.

본래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 하지만 배우라는 직업인으로 돌아가는 순간은 대중에게 끊임없이 자신을 내보여야 한다. 그렇기에, 그는 '캐릭터로 각인되는 배우'로 남는 편이 편하다고 했다.

2002년 영화 '해안선'으로 데뷔해 어느덧 13년이 흘렀다. 연기가 재미없다고 느껴졌던 순간도 있었다. 그럴 때는 직업에 대해, 자신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하고 고민하며 불안을 떨쳐냈다.

김강우는 "이렇게 계속 가보려고 한다. 처음 시작했을 때도 '10년만 해보자' 했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 한 작품 한 작품에 의미를 두고 꾸준히 해나간다면 그 때 사람들이 나에 대한 평가를 내려주지 않을까"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제는 노하우를 좀 터득했다며 이대로라면 연기를 평생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하는 김강우. 때로는 자신이 짊어진 무거운 무게를 내려놓고, 현재의 일상을 즐길 줄 아는 그의 13년차 내공과 매력이 한층 더 빛을 낸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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