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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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 결산] ③ 역사는 돌고 돈다, 5-3-2 의 화려한 등장

기사입력 2014.06.28 10:27 / 기사수정 2014.06.28 20:07

김형민 기자
5-3-2 전형을 앞세운 네덜란드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5-3-2 전형을 앞세운 네덜란드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옛 보물이 화려하게 돌아왔다. 5-3-2 시스템이 새로운 전성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정확하게는 스리백의 귀환이요, 파이브백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다.

브라질월드컵에서 5-3-2 전형이 각광받고 있다. 이미 많은 팀들이 재미를 봤다. 루이스 반 할 감독이 이끄는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를 비롯해 미겔 에레라 감독의 멕시코, 호르헤 삼파울리 감독의 칠레, 다크호스 코스타리카까지 5-3-2는 각기 다양한 목적과 색깔을 구현하면서 축구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5-3-2에 대한 이해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과정이 있다. 바로 스리백과의 구별법이다. 5-3-2는 수비수 다섯명을 세우는 방법, 그 근간은 바로 중앙 수비수 세 명이 서는 스리백에 있다. 5-3-2는 수비시에는 수비수 5명 일자수비, 공격시에는 수비수 세 명이 서는 모습으로 자유롭게 변형된다.

즉 경기에 따라 스리백과 파이브백을 자유롭게 오간다. 이름은 5-3-2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좌우 측면 수비수들이 공격에 가담하면서 3-5-2를 겸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여기에서 측면 수비가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맞춰 5-3-2로 부를 것인지, 3-5-2로 부를 것인지가 결정된다. 측면 수비들이 수비에 중점을 둔 풀백으로 활약하면 5-3-2, 미드필더와 같은 모습을 띄는 윙백이 될 경우 3-5-2가 된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주요 국가들의 행보를 두고 5-3-2라는 이름을 더 많이 붙이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그 내용은 3-5-2와도 대체로 동일하다.

5-3-2 포메이션을 오렌지 군단에 주입시킨 루이스 반 할 감독 ⓒ 더 텔레그라프 홈페이지 캡쳐
5-3-2 포메이션을 오렌지 군단에 주입시킨 루이스 반 할 감독 ⓒ 더 텔레그라프 홈페이지 캡쳐


축구 전술의 역사는 돌고 돈다

축구 전술이 돌고 또 돌고 있다. 구시대의 전형으로 여겨졌던 스리백은 본래의 모습 혹은 파이브백이라는, 더욱 세련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축구 그라운드 위 수비수는 보통 4명이었다. 4-4-2 포메이션의 성행과 4-2-3-1 전형에 대해 "세상에서 가장 안정된 포메이션"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더 이상의 발전이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는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끊임없는 연구와 실험은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2000년대 이전 활용되던 5-3-2 전형이 이번 대회 최고 화두로 등장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그동안 세계를 재패했던 스페인의 티키타카를 깨기 위한 승부수로 나온 결과물이었다. 지난 스페인-네덜란드 간 조별리그 1차전은 모든 사실을 증명한 무대가 됐다. 5-3-2로 이번 대회에 나선 네덜란드는 무적함대를 5-1로 격침시켰다. 경기 후 반 할 감독은 "4-3-3으로는 스페인에게 승리하기 어렵겠다고 판단했다"면서 5-3-2의 시도가 승부의 열쇠가 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시 한번 축구의 역사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는 사실이 방증됐다. 브라질의 삼바축구도, 프랑스의 아트사커도 결국 한 시대만을 풍미한 채 사라졌고 이번에는 스페인식 점유율 축구가 세계 최강의 타이틀을 내줄 위기에 놓였다.

이를 시작으로 5-3-2는 여전히 강세를 띄고 있다. 애용팀인 네덜란드, 멕시코 등은 상승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활용법도 가지각색이다. 모두가 같지 않다. 네덜란드는 공격적인 파이브백을 장착했다. 좌우 측면 수비수들이 적극적인 공격가담을 시도하면서 로빈 반 페르시, 아르옌 로벤 등과 막강 공격력을 자랑했다. 반면 멕시코, 칠레, 코스카리카 등은 수비적인 색깔을 띄었다. 특히 멕시코는 이 전형으로 우승후보 브라질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만만치 않은 실력을 선보였다. 

멕시코가 네덜란드와 5-3-2 대결을 벌인다 ⓒ Gettyimages/멀티비츠
멕시코가 네덜란드와 5-3-2 대결을 벌인다 ⓒ Gettyimages/멀티비츠


네덜란드-멕시코, 5-3-2 간의 대충돌

이번 대회 5-3-2는 '역설'로 통한다. 모습은 수비지향적이지만 공격에도 전혀 가벼움이 없기 때문이다. 수비수 5명을 세우는 구상은 기본적으로 수비에 역점을 두겠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여기에는 측면 수비수들의 활약이 한몫했다. 위아래로 쉼 없이 뛰는 측면 수비수들의 맹활약은 5-3-2의 공격상 불리함을 잘 메워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이름들도 거론되고 있다. 네덜란드의 달레이 블린트를 비롯해 멕시코의 미겔 라윤 등은 수비력은 물론, 정확한 크로스 등 탁월한 공격력도 과시했다.

5-3-2의 흥행은 16강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네덜란드와 멕시코 간의 격돌이 5-3-2의 향후 가능성과 현주소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무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 팀 감독 간의 지략대결이 관건이다. 이미 앞서 조별리그에서 칠레와 5-3-2 대결을 벌였던 반 할 감독이 다시금 기존의 전형을 들고 나설 지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경우에 따라 4-3-3으로의 전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멕시코는 조별리그에서 내세웠던 전형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캡틴 라파엘 마르케스의 활약이 중요하다. 마르케스는 이번 대회 멕시코의 심장 역할을 하고 있다. 마르케스의 움직임과 패스는 곧 멕시코 5-3-2의 생명줄이나 다름 없다는 평가다. 중앙 스리백의 중심으로 위아래를 아우르며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과연 네덜란드를 상대로 마르케스가 어떤 모습을 보일 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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