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요계에 앨범 발매 전 음원 유출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과연 이러한 음원 유출이 단순한 사고인지, 의도된 마케팅인지에 대한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가요계에 음원 유출 '사건'이 끝이지 않고 있다. 공들여 작업해온 노래가 의도치 않게 먼저 공개되면 가수들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노래에 대한 지적 재산권을 침해하는 일이기에 음원 유출은 범죄다.
그런데 최근 음원 유출이 빈발하면서 이를 '노이즈 마케팅'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유출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기획사들은 "엄중하게 대처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이지만, 실제로 유출자가 드러난 경우는 극히 드물다.
기획사들은 그동안 소속 가수들의 음원이 새 나가는 것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음원이 제작·유통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흘러나갔는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견해를 내놓지 않았다. 레코딩 작업이 디지털화됐고, 인터넷의 발달 등으로 유출의 근원지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을 것이라는 추측만이 있을 뿐이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음악 유통사에서 음원 사이트로 노래가 보내질 때 음원을 관계자끼리 직접 주고받지 않는다. 온라인으로 음악을 공유해서 음원 사이트에 컨버팅(전환)하는 작업을 거치는 데, 이 과정에서 음원이 빠져나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이 같은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유통사에서 음원사이트로 보내지는 공간이 있긴 하지만 여기서 음원이 빠져나가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방송국 심의과정에서 스태프들이 해당 음악을 돌려 들으며 사고가 발생하는 일도 있긴 했지만, 최근에는 이런 소식은 접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디지털 장비로 음악이 제작되고 유통과정에서도 온라인의 역할이 높아진 가운데 음원이 빠져나갈 구멍이 커져 보이지만, 이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관계자도 디지털 데이터로 보관되는 현재의 작업 방식에서는 오히려 음원 유출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발매하기 전의 음악은 제작자, 프로듀서, 작곡가, 엔지니어가 주로 듣는다. 그들 외에 건드릴 사람은 없다"면서 "이들이 녹음실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고, 일정에 맞춰 앨범을 제작하기 때문에 이 기간동안 음원이 유출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빈번하게 일어나는 음원 유출 사건 중 태반은 '자작극'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게 된다. 발표일보다 먼저 알려지는 음원은 공개를 목놓아 기다리고 있던 팬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것일 수밖에 없다. 결국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SNS(Social Networking Service·사회관계망서비스) 등으로 유출 소식과 음악이 전해지면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고 화제를 만들어내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마케팅 전문가는 "특히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뭐가 됐든 이목을 끄는 것은 좋은 것이다'라는 인식이 있다. 그래서 최근 들어 노이즈 마케팅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는 "기업이 윤리적인 입장에서는 지양해야 하는 방식이다. 자극적인 것을 쫓는 소비자들도 성숙한 문화 소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물론 음원 유출을 무조건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열심히 만든 노래가 아무런 대가없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피해를 입는 경우는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의구심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엔터테인먼트사들이 음원 유출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유출 사건이 났을 때는 분명하고 확고하게 처리해야 할 것이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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