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이영표 KBS 축구 해설위원이 자신의 경쟁력을 발휘했다. 논리적인 지적과 조리있는 말 솜씨는 과연 '초롱이'다웠다.
이영표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가나의 평가전에서 해설을 맡았다.
경기 전 이영표는 브라질 입성 전 가나와의 경기가 지니는 의미를 경기 내외적인 측면에 걸쳐 부여했다.
마이애미는 러시아전이 펼쳐지는 브라질 쿠이아바와 시차가 같고 기후가 비슷해 적응을 위한 최적의 장소라는 것과 가나는 러시아와 같이 역습에 강해 최상의 스파링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했다.
상대에 대한 전력 분석 또한 치밀했다. 가나의 조직력이 좋아 아프리카 예선에서 역습으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으며, 최근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득점이 없어 공격은 더욱 매서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이영표는 본격적으로 논리적인 입담을 펼쳤다. 실점 장면에서 그의 뼈있는 지적은 이어졌다.
이영표는 실점 장면들에 대해 "역습에 대비하는 선수들의 속도가 부족한 것이 분명하다", "상대의 역습 속도가 빠른데, 수비수가 머뭇거린다", "공간을 내줬던 것이 실점으로 이어졌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이영표는 볼 없는(Off the Ball) 상황에서의 움직임의 중요성을 지속해서 역설했다.
그는 한국의 경기가 생각대로 풀리지 않자 "미드필더들은 자기 자리에만 있으면 안 된다. 스위칭이 필요하다"라며 "상대 공을 빼앗은 이후의 움직임이 순간적으로 느려진다. 패스를 받아주는 선수의 움직임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영표는 해설위원으로 위촉된 뒤 지난 1월 30일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해설가로 데뷔했다. 그는 경기의 무엇보다 국가대표의 사명감과 정신력을 강조했다.
당시 점수 차가 4골 차로 벌어지자 "안 좋은 경기를 할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라며 "선수들은 국가대표로서 마지막까지 보여줄 의무가 있다. 선수들이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라고 충고한 바 있다.
이날 또한 그랬다. 이영표는 "내가 그라운드 위에 있다면 '끝까지 해 보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은 심정이다. 이기는 것도 좋지만 어떻게 잘 받아들이면서 좋게 지는 것도 중요하다. 스코어에 매몰되기 보단 우리가 하고자 했던 것을 끊임 없이 시도하는 것을 보고 싶다"라고 분발을 촉구했다.
선수시절부터 뛰어난 언변을 소유하고 지능적 플레이를 펼쳤던 이영표는 왜 자신이 차세대 축구 해설가로 각광 받고 있는지 입증해 보였다. 경기의 맥을 짚는 예리한 눈과 따끔한 충고와 더불어 후배에 대한 애정과 기대는 단연 돋보였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