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시즌초부터 “지난해 안 좋았던 부분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해왔다. 지난해 넥센은 창단 첫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기쁨을 맛봤다. 그러나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시즌초반 무섭게 질주하던 넥센은 6·7월 승수 쌓기에 실패하며 어려움을 겼었다.
올시즌을 앞두고 더 철저하게 준비했다. 그러나 구상과 다르게 마운드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힘을 더한 오재영과 문성현이 부진했다. 또 필승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던 조상우의 부상은 직격탄이었다. 여기에 지난해 ‘세이브왕’ 마무리 손승락도 확실하게 경기를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넥센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염경엽 감독은 “작년과 같은 상황을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았는데, 상황이 작년이랑 똑같다”면서 “없는 상황에서도 한 경기, 한 경기 부상 없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주어진 상황에서 1승이라도 더하는 게 목표다. 그리고 좋을 때 싸울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6·7월 벌어놓은 승수로 어느 정도 버티면서 때를 기다린 넥센은 후반기 8월말부터 9월까지 18승4패로 질주하며 선두 싸움에 동참하는 등 가을잔치에 초대됐다. 넥센은 올해 역시 '승부처'를 준비하기 위해 선발 요원 오재영과 문성현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이어 지난 9일 손승락까지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당장 선발 마운드가 3회도 못 채우고 강판되는 상황에서 선발 요원 2명을 2군에서 준비시키는 것과 팀 마운드의 축 마무리 없이 경기를 치르는 것.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러나 넥센은 현재보다 ‘싸울 수 있을 때’ 만들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문성현과 오재영이 2군에 다녀왔지만 바뀐 부분이 없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캠프를 다시 치르는 기분으로 2군에서 머물게 했다. 2군 경기에 등판하기보다 훈련을 하고 있다”면서 “두 선수는 성과를 낼 확률이 높은 선수들이다. 그래서 팀이 힘든 상황에서 희생하며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중요할 때 돌아와서 힘을 더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또 지난 8일 목동 두산전 블론세이브를 기록 한 뒤 2군에 내려간 손승락에 대해 “문책성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염 감독은 “손승락은 내가 계속 써야하는 투수고 팀에서 중요할 역할을 해줘야하는 투수다”면서 “손승락이 다시 한 번 자신의 위치와 팀에 대한 책임감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 2군에 내려보냈다. 이 시간이 손승락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두 명이 자리를 비운 넥센 선발 마운드는 밴헤켄, 하영민, 헨리 소사 3명을 중심으로 금민철과 김대우까지 돌아가며 책임진다. 또 손승락의 공백은 한현희가 채운다. 한현희까지 가는 길은 마정길, 강윤구, 김영민 등이 책임질 예정이다. 당장 치를 한 경기보다 남은 시즌을 바라본 넥센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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