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엑스 ⓒ Mnet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Mnet '트로트엑스'가 30년 무명의 설움을 겪은 트로트가수 나미애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제작진은 트로트의 부활이라는 원대한 숙원을 안고 힘찬 출발을 알렸다. 1990년대 이전 대중의 한(恨)을 구수한 가락에 녹여내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트로트. 댄스와 랩 음악이 이를 대신하며 자취를 감췄던 트로트의 재조명은 주어진 숙제였다.
Mnet의 주요 시청 타겟으로는 10~20대의 젊은 계층이 꼽힌다. '슈퍼스타K', '보이스코리아' 등을 내놓은 Mnet으로서 트로트는 어쩌면 획기적이면서도 위험 요소가 다분한 영역이었다. 그렇기에 중앙 무대에서 밀려난 트로트의 회귀를 위해 '엑스(X)'의 중요성을 역설한 것은 필수였다.
'트로트엑스'의 연출을 맡은 김태은 PD는 "'엑스'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트로트 장르와 비 트로트 장르의 만남(더하기), 콜라보레이션 무대(곱하기) 혹은 트로트를 부활시킬 숨겨진 스타 발굴 등 다양한 것을 내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트로트라는 원재료를 통해 중장년층의 시청자를 잡고, '엑스'로 트렌드까지 섭렵하겠다는 제작진의 의도는 신선했다.
'트로트엑스'는 장르의 결합, 트로트계를 이끌 새로운 스타 탄생을 목표로 지난 3월 21일 첫방송을 시작했다. 트로트의 부흥을 위해 앞장 선 도전자의 무대, 몇몇 참가자들의 사연과 한의 정서를 내포한 트로트는 잘 맞아 떨어져 순항을 예고했다.
다만 '트로트엑스'는 호평과 함께 삐걱거리는 모양새도 슬며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색다른 버라이어티 쇼를 지향했지만, 기존의 오디션과 별다를 바 없었다는 지적이 잦았다. 그 중심에는 그들이 추구하던 '뽕끼'가 실종됐다는 것이다. 노래 선곡만 트로트 장르일 뿐, 트로트 특유의 흥이 없어 프로그램의 성격이 애매해진 것은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됐다.
이에 '트로트엑스'를 기획한 Mnet 김기웅 국장은 "참가자들 각자 자기만의 스타일로 트로트에 도전했지만, 시청자들이 '이것이 트로트가 맞느냐'라는 반응이 있었다. 꼭 트로트만 하는 것보다 대중음악에 있었던 '뽕끼'로 대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충분히 혼동할 수 있었고, 처음이었기에 표현이 서툴렀던 것 같다"라고 일부분 인정하기도 했다.
TOP8으로서 결승전 무대에 나선 어쿠스틱 듀오 레이디스는 "프로그램 자체가 논란이 되긴 했지만, 트로트의 부활을 위한 하나의 과도기라고 생각한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레이디스의 말대로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는 법이다. '트로트엑스'는 분명 난관에 부딪혔고, 기대만큼 시청자들의 관심을 얻지 못했다. 그럼에도 나미애, 지원이, 미스터팡 등 참가자들은 '트로트엑스'를 통해 트로트의 편견을 걷어낼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한 면에서 위기의 트로트 장르를 음지에서 양지로 끄집어낸 '트로트엑스'와 트로듀서들의 노력은 치하할 만하다.
김기웅 국장은 "'트로트엑스' 이후 Mnet은 트로트의 부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트로트엑스'의 출연진들은 '뽕'의 향연을 펼치며 우리를 웃고 울렸다. 다만 앞서 언급한 시행착오를 보완하고 시청자들의 관심을 얻는다면, 트로트의 급부상은 보다 이른 시간에 해결 가능한 숙제가 될 지도 모른다. Mnet은 중대한 과제를 어깨에 짊어지게 됐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