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은퇴를 선언했다. 선수시절 그를 연호하던 또 다른 이름들은 이제 추억이 됐다.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박지성이 선수 생활에 최종 마침표를 찍었다.
박지성은 14일 수원에 위치한 박지성축구센터에서 공식기자회견을 갖고 선수 은퇴를 발표했다. 이로써 박지성의 24년 간의 대장정도 막을 내리게 됐다. 유수의 클럽들과 대표팀에서의 활약상은 이제 추억으로 남게 됐다.
박지성에게는 유난히 또 다른 이름들이 많았다. 모두 그의 특성을 잘 대변해줬다. 특히 강인한 체력, 왕성한 활동량의 대명사였다. 쉬지 않고 달린 박지성을 향한 특별했던 표현법들은 박지성을 향한 찬사로 다가오기도 했다.
'두 개의 심장'은 가장 많이 회자됐다. 박지성의 넒은 활동반경과 지치지 않는 체력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가장 돋보였다. 주로 왼쪽 날개로 나섰던 박지성은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움직임으로 '두 개의 심장'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팀 동료들도 이에 고개를 끄덕였다. 마이클 캐릭은 당시 "박지성의 지치지 않는 움직임은 굉장하다. 그의 활동량으로 미드필더인 우리는 편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박지성에게 고마움을 항상 느낀다"고 말한 바 있다.
'센트럴 팍'도 박지성을 부르는 이름이다. 특정한 상황이 깃들어 있다. 본래 날개로 활약하던 박지성은 간간히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하기도 했다. 특별한 노림수가 담겼다. 맨유를 이끌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일명 '박지성 시프트'로 강팀들을 자주 요리했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중앙에 섰지만 박지성은 어색하지 않았다. 주어진 역할을 120% 수행하며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2009-10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AC밀란 소속으로 나선 안드레아 피를로(유벤투스)를 꽁꽁 묶어 찬사를 이끌어냈다. 경기 후 영국 현지 언론들은 박지성의 성씨를 빌려 "센트럴 팍(Central Park)"이란 표현으로 박지성의 진가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수비형 윙어'도 빼놓을 수 없다. 박지성을 두고 축구전문가들은 머리를 맞댔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윙어 등장에 달리 표현법이 없었다. 이에 한 전문가는 박지성을 '수비형 윙어'의 창시자로 손꼽았다. 맨유에서의 주전경쟁과 생존 본능이 낳은 결과물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공격적인 날개가 많았던 맨유에서 박지성은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내며 수비형 윙어로 퍼거슨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외에도 박지성은 국가대표팀에서 '캡틴 박', 네덜란드 PSV아인트호벤에서 '위 송 빠레' 등으로 연호되며 한국 축구의 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많은 이름들은 부를 수도 들을 수도 없게 됐다. 은퇴와 함께 박지성의 또 다른 이름들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았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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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