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구세주로 나선 라이언 긱스 감독 대행이 27일 열린 노리치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에서 4-0 승리로 이끌며 감독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 맨유 SNS 캡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임시 감독 라이언 긱스의 축구는 분명 스승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과 닮아있었다.
맨유는 27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노리치 시티와의 2013-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에서 4-0으로 승리했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변한 긱스의 데뷔전 승리였다.
부진한 경기력으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진출 위기에 놓이자 단행한 감독 경질이 효과를 봤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시절 보여줬던 무기력한 움직임은 긱스 감독 대행 체제에서는 사라진 모습이었다.
모예스 감독을 경질하게 된 지난주 에버튼전과는 속도부터 달랐다. 중원에서는 가능한 짧게 풀어가며 볼 운반 속도를 높였고 문전으로 위협하는 방식은 좌우 측면의 크로스가 담당했다. 모예스 감독 시절처럼 무분별한 크로스가 아닌 높낮이가 다양하고 빠른 위협적인 크로스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낯이 익은 플레이 방식이다. 취임 기자회견부터 "공격적인 축구가 내 철학이며 내가 지내온 시간 동안 맨유가 보여준 철학이기도 하다"는 말로 퍼거슨 전 감독의 축구를 표방할 뜻을 내비쳤던 긱스 대행의 바람대로 퍼거슨의 향기가 짙게 흘렀다.
긱스 대행은 지키려는 움직임도 없었다. 앞서 있는 상황에서도 후안 마타와 치차리토를 후반에 투입하며 더욱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골망도 연이어 흔들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진 점이다. 선수들에게 열정과 속도, 용감함을 강조했던 긱스 대행의 뜻대로 맨유는 더 활발하게 뛰고 빨랐다. 오랜시간 현 선수들과 동거동락을 하며 정신적 지주로 지냈던 긱스 대행여선지 짧은 시간 팀의 정신력을 빠르게 잡아냈다.
물론 한 경기로 판단할 수 없다. 대부분의 팀이 감독 교체를 단행하면 정신무장이 새로 되는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그러나 모예스 감독 체제로 변하며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던 퍼거슨의 축구가 긱스를 통해 재연됐고 맨유는 모처럼 과거 영광에 취할 수 있던 점은 분명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