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6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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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n to K' 김병현은 여전히 정답을 찾고있다

기사입력 2014.04.12 07:00 / 기사수정 2014.04.11 20:31

나유리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언더핸드 투수 김병현. 사진=김병현 ⓒ 엑스포츠뉴스DB
한국을 대표하는 언더핸드 투수 김병현. 사진=김병현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김병현이 고향으로 돌아갔다.

지난 10일 프로야구에서는 그야말로 '깜짝 트레이드'가 단행됐다. 넥센 히어로즈의 우완 언더핸드 김병현과 KIA 타이거즈의 좌완 신인 김영광이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만성적인 불펜 불안을 겪고 있는 KIA가 김병현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다양한 경험과 노련미를 갖춘 김병현이 흔들리는 KIA 중간 계투의 한 축을 담당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물론 김병현이 지역 연고인 광주 출신이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지역팬들은 트레이드 된 김병현을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못지 않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트레이드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진 다음날인 11일 오후 2시 30분. KIA의 홈인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 김병현이 얼굴을 비췄다. 선동열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에게 정식으로 인사를 하기 위해서다. 선동열 감독 역시 김병현에게 가족들의 거처와 부모님 안부를 묻는 등 반가운 얼굴로 환영했다.

이제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게 된 두 사람. 사진=선동열 감독(왼쪽)과 김병현 ⓒ 광주 나유리 기자
이제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게 된 두 사람. 사진=선동열 감독(왼쪽)과 김병현 ⓒ 광주 나유리 기자


간단한 포토 타임을 마치고 인터뷰실에 들어선 김병현의 표정은 편안했다. "광주에 왔어도 기분은 무덤덤하다. 갑작스럽게 트레이드가 된거니까. 별 다른것 없이 무덤덤하다"는 김병현의 말 그대로였다.

새 팀 KIA에서 어떤 보직을 맡고 싶냐고 물으니 "지금 그런거 가릴 처지가 아니다. 팀에서 필요한 역할을 하고 싶다. 마운드에 올라가면 1이닝이라도, 1명의 타자라도 잡고 내려오고 싶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2012시즌 개막전 넥센에서 한국리그 데뷔를 치른 김병현은 2년동안 8승 12패 평균자책점 5.44의 성적을 기록했다. 당연히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이다. 자신을 향한 남들의 시선만큼이나 스스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지난 겨울동안 생각을 많이 바꿔보려고 했다. 일단 중점적으로 살을 뺐다. 불필요한 근육들을 버리자고 생각했다"는 김병현은 몸무게를 5kg 정도 감량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전체적인 선이 훨씬 샤프해졌다.

그가 지난 겨울동안 바꾸려고 했던 부분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을 붙였다. 김병현은 "우선 스피드에 대한 불필요한 생각을 버렸다. 현재 공 스피드가 130대 초~중반 정도 나오는 것 같은데, 볼끝을 더 신경쓰고 제구를 다듬는 쪽으로 집중하고 있다"며 "한국에 막 왔을때 150km 이상도 던지고 했었다. 그러나 스스로 만족스럽지가 않았다. 지금은 130km을 던져도 '그때보다 낫구나' 싶다. 스피드가 안나와도 타자를 잘 잡으면 되지 않나"라며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확실히 'BK'가 달라졌다.

인터뷰 중인 '타이거즈맨' 김병현. 사진=김병현 ⓒ 광주 나유리 기자
인터뷰 중인 '타이거즈맨' 김병현. 사진=김병현 ⓒ 광주 나유리 기자


김병현은 현재 자신이 힘든 이유는 과거의 영광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좋았을 때를 기억하면 안되는데 그게 머릿속에 있으니까 공을 던지면서도 불만족스럽다. 가끔씩은 이렇게 많이 연습을 하는데도 결과가 안나오고 미로속에 갇혀있구나 싶다"는 그는 "좋았던 기억들을 미련처럼 못버리니까 힘들다. 넥센에서도 열심히 찾는 도중에 완성하지 못하고 KIA에 오게 됐다"며 덤덤하게 덧붙였다.

물론 고향에 돌아오게되서 좋은 점도 있다. 일단 아직 광주에서 살고 계시는 부모님이 아들이 고향팀에 입단한 것에 대해 크게 기뻐하신다. 또 광주제일고 시절 함께 호흡을 맞췄던 서재응, 김상훈, 최희섭 등 많은 선·후배들이 KIA에 소속돼 있다.

"사실 (광주일고 동문들과) 함께 뛸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안해봤는데, 막상 여기 와서 얼굴을 보니까 기분은 좋다. 옛날 생각이 난다"는 김병현은 고교시절 배터리로 이름을 날렸던 포수 김상훈과 호흡을 맞추는 것은 다소 껄끄럽다. 본인 스스로 아직 준비가 덜 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훈이형에게 내가 던지는 공을 보여주기 싫은 부분도 있었다. 왜냐면 형은 예전 좋았던 공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 내가 던지는 공을 받으면 분명히 알 것 같다"고 조심스레 말을 꺼내면서도 "이제 그런 부분은 해탈했다. 팀에 도움이 되고, 타자를 잡자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단 올 시즌 목표는 최대한 빨리 1군 무대에 서는 것이다. 당분간은 2군에 머물면서 2~3경기 정도 등판해 몸 상태를 체크할 예정이다. 그리고 스스로 '1이닝 정도는 해볼만 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올라온다. 선동열 감독 역시 김병현에게 최대한의 자율을 보장했다.

메이저리그 시절 김병현. 사진=김병현 ⓒ MLB.com
메이저리그 시절 김병현. 사진=김병현 ⓒ MLB.com


마지막으로 김병현은 여전히 한 마음으로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예전의 나는 잊어달라"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깊이, 자세히 들여다보실 수록 정말 열심히 하고 있구나 그리고 최선을 다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하겠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 지켜봐달라"고 당부하며 인터뷰실을 빠져나갔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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