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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커버스토리] UCL 4강, 얽히고 설킨 비하인드스토리

기사입력 2014.04.11 15:30 / 기사수정 2014.04.14 00:06

김덕중 기자
첼시 뎀바 바(오른쪽)가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파리생제르망과 경기에서 종료 직전 극적인 골을 터뜨리고 있다. ⓒ 첼시 구단
첼시 뎀바 바(오른쪽)가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파리생제르망과 경기에서 종료 직전 극적인 골을 터뜨리고 있다. ⓒ 첼시 구단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김형민 기자] 이제 리스본에 도달하기 까지 한 정거장만 지나면 된다. '별들의 전쟁' 챔피언스리그가 4강전 조추첨을 앞두고 있다. 9, 10일(이하 한국시간) 이틀간 유럽 각지에서는 2013-14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이 벌어졌다. 그 결과 첼시,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AT마드리드가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놀라운 '스페셜원' 무리뉴

우승·4강·16강, 조제 무리뉴 감독에게 챔피언스리그 8강 탈락은 사전에 없다. 누구보다 많은 준결승 진출을 이끌면서도 단 한 번도 8강에서 패한 적 없는 무리뉴 감독의 전설이 다시 이어졌다. 무리뉴 감독이 이끈 첼시는 9일 홈구장인 스탬포드브릿지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1차전 원정경기에서 1-3으로 패하고 돌아왔던 첼시는 2골의 차이를 극복하며 합계 스코어 3-3을 만들었고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극적으로 4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결과만큼 상황도 극적이었다. 에당 아자르가 다쳐 마지못해 투입한 안드레 쉬를레가 선제골을, 그토록 답답하던 뎀바 바가 종료 3분 전 극적인 추가골을 뽑아내며 첼시를 4강으로 이끌었다. 그 중심에 무리뉴 감독이 있다. 2골을 극복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무리뉴 감독은 "4강은 첼시가 간다"는 다소 막연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허언이 아니었다. 무리뉴 감독은 다비드 루이스를 중원으로 올려 공수를 단단히 하면서도 승부처마다 과감한 선택을 보여주면서 명장다운 용병술을 과시했다.

확실한 준비와 선택은 무리뉴 8강 무패 신화의 원동력이었다. 지난 2003-04시즌 FC포르투와 함께 챔피언스리그에 모습을 드러낸 무리뉴 감독은 이후 10시즌 동안 단 한 번도 8강에서 무너진 적이 없다. 포르투(2003-04)와 인터 밀란(2009-10)에서 우승을 했고 4강만 8번 진출했다. 4강 진출 8회 기록은, 기존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7회를 넘어선다. 무리뉴의 8강 무패 역사는 어려워 보였던 이번 시즌까지 극복해내는 지도력을 보였고 '스페셜원'다운 명성을 계속 이어갔다.

올시즌 맨유에서 큰 수모를 겪고 있는 모예스 감독. 특히 챔피언스리그 8강 뮌헨과의 2차전 내용에서, 무리뉴 감독과 비교되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 맨유 구단
올시즌 맨유에서 큰 수모를 겪고 있는 모예스 감독. 특히 챔피언스리그 8강 뮌헨과의 2차전 내용에서, 무리뉴 감독과 비교되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 맨유 구단


나락으로 떨어진 모예스


두 잉글랜드 클럽의 운명이 엇갈렸다. 둘 사이에는 사소하지만 큰 차이를 만든 한 가지가 있다. 바로 감독의 대처법이었다. 첼시는 9일 파리 셍제르망을 안방에서 제압하고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반면 맨유는 10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의 벽을 넘지 못하고 8강에서 탈락했다. 결과 만큼 무리뉴 첼시 감독과 데이비드 모예스 맨유 감독의 운명도 달라졌다. 무리뉴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승부사로서 기질을 재입증했고 모예스 감독은 당장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걱정해야 하는 판국에 놓였다.

무리뉴 감독은 냉정했다. 경기 종료 3분 전 뎀바 바의 결승골이 터지자 무리뉴 감독은 선수들이 뒤엉킨 곳으로 달려갔다. 세리머니에 동참하려는 듯 보였지만 사실 작전 지시를 위한 질주였다. 무리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는 토레스와 바에게 남은 시간 동안 해야 할 일을 알려주기 위해 뛰어 갔던 것이다. 아직 추가시간 3분이 남아 있었고 두 선수에게 작전 변경사항을 일러줬다"고 설명했다. 무리뉴의 냉철한 지시를 받은 첼시는 경기 종료까지 철저한 수비로 파리의 막바지 공세를 막아냈다.

하루 뒤 나온 모예스 감독은 방심했다. 전반전 내내 좋은 수비를 보여주던 맨유는 후반 12분 파트리스 에브라의 깜짝 골로 1-0으로 앞서 가기 시작했다. 이대로 끝난다면 맨유의 4강 진출이 확정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하지만 이후 모예스 감독은 별다른 동향을 보이지 않았다. 에브라의 골이 터지자 두 팔을 벌려 기뻐한 뒤 에브라의 어깨를 다독이며 칭찬을 해줬을 뿐이었다. 맨유는 1분도 채 안 돼 마리오 만주키치에게 헤딩골을 허용했다. 이어 후반 23분과 31분에 토마스 뮐러, 아르옌 로벤에게 추가골을 내줘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엘 클라시코. 올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는 성사되지 않았다. ⓒ 바르셀로나 구단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엘 클라시코. 올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는 성사되지 않았다. ⓒ 바르셀로나 구단


얽히고 설킨 UCL 4강

12일 4강 대진 추첨식을 앞두고 흥미로운 대결 구도가 기대를 모은다. 특히 이번 4강전은 무리뉴 감독과 펩 과르디올라 바이에른 뮌헨 감독으로 대표되는 인간극장이 연출될지 기대된다. 만약 4강에서 첼시와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과 AT마드리드가 만난다면 이 시나리오는 현실이 된다. 이 경우 첼시의 무리뉴 감독은 한 시즌 만에 친정팀 레알을 상대하게 된다. 이미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도 한 차례 만난 바 있는 무리뉴 감독과 레알 선수들이 이번 만남에서 어떤 모습을 연출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반대 편에서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친정팀이었던 바르셀로나를 대신해 설욕전에 나선다. 바르셀로나를 꺾고 올라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된다. 이미 바르셀로나 사령탑 시절 AT마드리드를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인 바 있던 과르디올라 감독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만 초점이 맞혀지지 않는다. 이러한 구도가 실제 벌어진다면 자신을 중용하지 않았던 옛 스승을 향한 다비드 비야(AT마드리드)의 반란도 기대할 만한 대목이다.

또 다른 경우의 수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첼시와 뮌헨, 레알과 AT마드리드가 만난다면 어떤 스토리가 전개될까. 이 경우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첼시와 뮌헨의 경기는 복합적인 요소들이 눈길을 끈다. 우선 뮌헨이 2012년 챔피언스리그에서 악몽을 안겼던 첼시를 상대로 '복수혈전'을 노릴 것으로 관측된다. 2011-2012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린 홈구장 알리안츠아레나에서 뮌헨은 첼시에 패하며 우승 목전에서 쓰디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무리뉴와 과르디올라 간의 리턴매치가 성사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무리뉴 감독은 레알 사령탑 시절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끌던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다양한 전술을 펼쳤다. 또 의외의 승부수를 띄우며 숱한 화제를 낳았고 화려한 경력까지 남겼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해 8월 UEFA 슈퍼컵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끌던 뮌헨에 패하며 우승을 아쉽게 놓친 바 있다. 가장 극적으로 챔피언스리그 4강행 티켓을 거머쥔 무리뉴 감독은 과르디올라의 티키타카를 무너뜨리기 위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조용운,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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