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구속은 늘었는데 성적은 떨어졌다. 부진의 신호일까, 아니면 일시적 불운일까.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 칼럼니스트 제러드 크로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칼럼에서 '올 시즌 구속이 향상된 투수 5명'을 선정했다. 잰슨은 타일러 스캑스(에인절스)에 이어 두 번째로 언급됐다.
잰슨의 주무기는 커터다. 그는 예리한 커터를 앞세워 '제 2의 마리아노 리베라'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지난 시즌 잰슨의 커터 평균 구속은 93.0마일(약 149.7km)였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나 올 시즌 커터 평균 구속은 94.8마일(약 152.6km)로 높아졌다. 크로스는 이 기록을 근거로 올 시즌 잰슨의 예상 평균자책점을 시즌 전 2.16에서 0.27이 더 낮아진 1.89로 재조정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분위기가 좋지 않다. 잰슨은 9일과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MLB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연속 등판했다. 9일 경기에서는 1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블론 세이브를, 10일 경기에서는 ⅔이닝 1피안타(1홈런) 1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2경기 모두 빅터 마르티네즈에게 타점을 내줬다.
올 시즌 7경기 5⅔이닝을 던지면서 벌써 3실점을 허용했다. 잰슨은 지난 시즌 75경기 76⅔이닝을 투구하는 동안 단 16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은 1.88에 불과했지만 올 시즌은 4.76이다. 먼저 9이닝당 볼넷 수치가 2배 이상 높아졌다. 잰슨은 지난 시즌 76⅔이닝 동안 볼넷 18개를 내줬는데, 올 시즌은 5⅔이닝 동안 3개를 허용했다.
또한 '주무기' 커터의 피안타율이 지난 시즌 1할 7푼 7리에서 올 시즌 4할 7푼 4리로 부쩍 높아졌다. 라인드라이브 타구의 비중도 지난 시즌 21.9%에서 올 시즌 38.5%로 상승했다. 대신 땅볼 타구의 비중이 37.2%에서 30.8%로 낮아졌다. 라인드라이브 타구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인플레이된 타구의 타율'도 2할 1푼 7리에서 6할 1푼 5리로 치솟았다(커터 기준, 팬그래프닷컴 참조).
하지만 이 '인플레이된 타구의 타율', BABIP가 평소와 큰 차이를 보였다는 점은 반대로 반등을 기대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잰슨의 통산 BABIP는 2할 6푼 8리였다. 커터로 한정하면 2할 6푼 3리다. 일반적으로 BABIP는 시간이 지날 수록 평균에 수렴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잰슨의 피안타율 역시 시간이 지날 수록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
크로스는 칼럼에서 "구속 증가는 잰슨을 '언히터블'로 만들어줄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첫 7경기에서 이 예상은 빗나갔다. 그러나 아직 시즌이 시작한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잰슨에 대한 평가는 10월이 지나서 해도 늦지 않다. 현재 성적이 '불운'일 가능성도 충분하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켄리 잰슨 ⓒ 엑스포츠뉴스 DB]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