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출전 준비를 마친 로티노. 사진=비니 로티노 ⓒ 넥센 히어로즈
[엑스포츠뉴스=목동, 나유리 기자]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 '외국인 배터리' 앤디 밴 헤켄과 비니 로티노가 그야말로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시즌 3차전이 열린 10일 서울 목동구장. 김병현-김영광의 트레이드 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 목동구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소식은 로티노의 포수 선발 출전이었다.
경기전 넥센 염경엽 감독은 "한 번 써보려고 한다. 오늘 선발 투수가 앤디 밴 헤켄이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히며 미소지었다. 사실 넥센으로서는 썩 달가운 상황은 아니었다. 로티노가 투수 빼고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만능 용병'이지만, 포수 출전은 최후의 보루까지 아껴두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데 KIA와의 1,2차전에서 주전 포수 허도환 대신 출전한 박동원의 수비력이 아쉬움을 남겼고, 외국인 선수를 포수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이 공개됐다. 외국인 선수가 포수로 출전한 것은 지난 2004년 당시 한화 소속이었던 엔젤 페냐 이후 처음이다. 또 외국인 투수와 포수가 배터리 호흡을 맞춘 것은 한국야구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환상의 콤비가 이런 것일까. 사진=로티노-밴 헤켄 ⓒ 넥센 히어로즈
로티노는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포수로 305경기를 소화해 3루수(223경기), 좌익수(214경기)보다 많은 경기를 뛰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통산 5시즌 동안 포수로 3경기에 나섰었지만, 2012시즌 이후 포수 출전 경력이 없어 불안감을 자아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걱정이 기우에 불과했다. 밴 헤켄-로티노 배터리는 1회 김주찬에게 도루 2개를 허용하며 다소 흔들렸지만 곧 안정을 찾았다. 특히 7회초 수비에서는 좌익수 문우람의 송구를 받아 홈으로 돌파하는 김선빈을 태그아웃 시키는 등 넥센의 안방을 든든히 지켰다.
공격도 일품이었다. 3타수 2안타로 맹타를 휘두른 로티노는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우전 안타로 출루한뒤 대주자 유재신과 교체되며 이날 자신의 역할을 100% 완수했다.
경기전 "오랜만에 말(영어)이 통하는 포수와 호흡을 맞춘다"고 기대감을 드러낸 밴 헤켄도 한층 편안한 모습으로 투구에 집중할 수 있었고,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완벽한 '윈-윈 전략'이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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