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처음 1군 타자를 상대했을 때는 혼자 끙끙 앓았죠."
LG의 거물 신인 임지섭이 첫 1군 등판을 되돌아봤다. 첫 경험은 떨렸다. 하지만 결국 깨달은 점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것.
LG 좌완 임지섭을 22일 잠실구장에서 만났다. KIA와의 시범경기가 열리기 전 선배들과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임지섭은 햇볕에 까맣게 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임지섭은 11일 NC전에서 처음 시범경기에 등판했다. 선발 코리 리오단에 이어 5회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나와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6회 공격에서 문선재의 역전 결승타가 나오면서 운 좋게 승리도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아쉬움도 많은 경기였다. 그는 "NC전 던져보고 2군에서 선발로도 던져봤다. 2군에서 길게 던져보니까 1군에서 너무 신경을 많이 써서 잘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조금 편한 마음으로 던질 수 있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또 "1군 타자를 처음 상대했을 때는 혼자 끙끙 앓고 생각도 많았다"고 돌아봤다.
뻔한 말이지만 곧 해답이기도 하다. 임지섭은 "코치님들도 부담 갖지 말라고 말해주시는데 대답만 잘 했다. 그래도 해볼수록 부담이 없어졌다"고 전했다.
LG는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3.72)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지난 시즌 부동의 에이스였던 레다메스 리즈가 빠졌음에도 두터운 선수층으로 이를 극복할 기세다. 고교 무대를 호령한 삼진왕 임지섭이 비집고 들어가기에는 좁은 문이다.
물론 아직 2군에서 시작할지 1군에서 시작할지도 알 수는 없다. 다만 현실적으로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임지섭도 이 현실을 알고 있다. 일단 임지섭의 목표는 2군에서 한뼘 더 성장하는 데 있다. 그는 "빨리 몸을 만들어야 한다. 제구에도 더 신경 써야 하고. 지금 몸 상태는 8~90%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시즌 개막 전까지는 1군에 동행한다. 23일에는 불펜 투구로 컨디션을 조절할 예정이다.
짧은 대화가 끝난 뒤, 잠실구장 내야석은 어느새 봄을 기다려 온 야구팬들로 가득 찼다. 제주고 시절이던 지난해 여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68회 청룡기 고교야구 선수권대회에 참가했던 임지섭은 "사람도 많아지고, 그래서 그런지 경기장도 커진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임지섭은 이 대회에서 경기마다 10개가 훌쩍 넘는 탈삼진을 잡아내며 큰 주목을 받았다. 언젠가 가득 찬 관중 앞에서 청룡기 시절 부럽지 않은 탈삼진 행진을 보여줄지도 모른다. 190cm에 94kg, 여기에 최고 구속 150km의 직구는 그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에 충분한 조건이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LG 임지섭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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