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에서는 미스코리아 진 왕관을 쓰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후보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후보들 중 유독 질투가 많고 주인공 오지영(이연희 분)을 괴롭히던 이가 있었다. 바로 오지영의 굽을 부러뜨리거나 화장품에 약품을 넣어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게 하려했던 '악녀' 신선영(하연주)이었다.
오지영, 김재희(고성희)의 머리채를 서슴없이 잡았던 얄미웠던 그녀, 실제로 보니 상큼한 미소를 지닌 이십대 후반의 생기발랄한 아가씨다. 아직 쌀쌀한 날씨지만 빨간색 미니스커트와 하늘하늘한 블라우스를 입은 하연주(26)에게 이른 봄의 향기가 느껴졌다.
"스승이었던 홍지민 선배님이 에너지가 넘치시고 귀여우셨던 덕에 선영이가 그렇게까지 미움을 받진 않은 것 같아요. 악행을 저질렀지만 선영이도 잘 몰라서 그렇게 한 거라고 봐요. 나이가 어린데 목표를 이루려다 보니까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죠. 그런 점을 시청자 분들도 이해해 주시더라고요."
하연주의 말처럼 악행만 떠올리면 오산이다. 본선 전야제 무대에서 박미경의 '이브의 경고'에 맞춰 귀여운 댄스 실력을 선보이는 등 사랑스러운 매력도 한껏 내보였다.
"대회 신을 밤새 찍어서 체력이 많이 딸렸지만 진짜 대회처럼 생각하고 열심히 했어요. 촬영할 때는 힘들었지만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어 뿌듯했어요."
어디 그뿐 만이랴. 미스코리아 대회의 상징인 파란 수영복을 입고 촬영하는 색다른 경험도 했다. "부담스러웠죠. 적응도 안 되고. 예상치 못하게 첫 촬영에서 수영복을 입었거든요. 몸매 관리보다도 정신력이나 담력이 중요하더라고요.(웃음) 그래도 진짜 미스코리아 대회를 준비하는 느낌도 나고 좋아해주는 사람도 많아 좋았어요."
'미스코리아'는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에도 SBS '별에서 온 그대'에 밀려 시청률에선 빛을 보지 못했다. 아쉬울 법도 한데 그는 '미스코리아'로 얻은 게 많다며 빙긋 웃어보였다. 하연주에게 '미스코리아'는 보석 같은 작품이었다.
"권석장 감독님과 서숙향 작가님의 팬이어서 출연만으로도 의의가 있어요. 미스코리아를 연기하는 특별한 경험도 해볼 수 있었고요. 그동안 사랑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나 남자를 쫓아다니는 역을 해왔었는데 이번에는 목표가 있는 역이어서 재밌었죠."(웃음)
하연주는 시트콤 '그분이 오신다'(2008)로 데뷔한 뒤 SBS '인기가요' MC(2009)MBC '글로리아'(2010), '로열패밀리'(2011), tvN '로맨스가 필요해'(2011), '연애조작단: 시라노'(2013), KBS '지성이면 감천'(2013)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채워왔다.
대학 진학도 미루면서 연기활동을 이어온 그에게도 슬럼프가 있었다. 하연주는 "오디션에 탈락한 적도 많지만 언젠가는 될 거라 여겼다. 시작도 안 해보고 포기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똑 부러지게 말했다.
"배우는 선택받는 직업이기 때문에 슬럼프를 잘 보내고 쉬는 시간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다"는 하연주는 예쁘고 새침한 외모와 달리 털털하고 솔직했다. 독서가 취미라며 좋아하는 책들을 줄줄 읊는 모습은 연예인이라기보다는 편안한 친구의 느낌이 컸다.
IQ 156으로 상위 2%만 가입할 수 있다는 멘사 회원이라는 사실을 언급할 때도 쑥스러운 듯 "지적인 이미지는 좋지만 기대치가 커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대사 NG도 안 낼 거라고 생각하시더라"며 손을 내젓는다.
지적인 여배우라는 말이 부담스러우면서도 기분은 좋다며 웃는 그에게 배우로서 가까운 목표와 먼 미래의 목표를 물었다. 잠깐 고민하는 듯하더니 "다음번이 궁금하고 흥미로운 배우"라며 차분히 답한다.
"그동안 예쁘고 철없는 역할을 많이 했어요. 이제 털털한 역도 해보고 싶고 사극이나 액션 연기도 하고 싶어요. 미래의 목표요? 지금의 대답은 중요하지 않은 듯 해요.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살면 1년이 되고 2년이 되는거니까요. 주어진 작품마다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하연주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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