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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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드라마, 왜 '차도남' 의사에 끌리는가

기사입력 2014.02.14 18:29 / 기사수정 2014.02.14 18:29

김승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덥수룩한 수염에 구멍 난 양말을 신은 꾀죄죄한 의사 선생님이 기이하게도 시청자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 tvN 금토드라마 '응급남녀'에서 응급의학과 치프 국천수 역을 맡고 있는 배우 이필모의 이야기다.

극의 남녀 주인공은 최진혁(오창민 역)과 송지효이지만 이필모는 남다른 카리스마를 앞세워 무게의 추를 자신을 향해 기울이고 있다. 이필모가 맡은 국천수는 까칠하지만, 부정한 것과 치졸한 것 앞에서는 절대 참지 못하는 정의로운 캐릭터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남모르게 후배들의 등을 두드려주는 인간적인 매력도 가지고 있다.

'응급남녀'의 제작·총괄을 맡은 콘텐츠K 박지은 PD는 "시놉시스를 보면서 국천수 캐릭터가 돋보일 것이라 예상했다. 시크함 뒤에 숨겨진 배려가 일품이다. 국천수는 분명 여성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필모의 사례처럼 그동안 의학드라마에서는 '차가운 도시 남자'의 전형을 보여주는 의사들이 뚜렷한 족적을 남겨왔다. '하얀거탑' 김명민, '브레인' 신하균, '골든타임' 이성민, '굿닥터' 주상욱 등이 대표적인 예다. 찌르면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만 같은 차도남 의사들은 의학드라마를 빛내면서 그 계보를 이어왔다.

차가운 도시 의사들의 공통점은 바로 '여자들이 남자가 자기 일에 집중할 때 가장 섹시하다고 느낀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사 본연의 일에서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공과 사를 철저하게 구분한다.  

박지은 PD는 "일할 때는 냉정한데 풀어질 땐 한없이 따뜻하다. 사실 이들은 능력은 있지만 감정적으로는 표현이 서툰 어린아이다. 완벽에 가려진 서툰 모습은, 특히 여성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것 같다"라며 순수한 측면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의학드라마와 차도남 의사들이 불가분의 관계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대중문화평론가 박지종 씨는 "개성이 밋밋하고 착하기만 한 의사들이 나와 환자를 열심히 치료만 하면 작품적으로 재미가 없다. 차갑고 일에만 몰두하는 의사가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심경의 변화를 겪는 것에 시청자들이 반응하곤 한다"라고 분석했다.

꼭 의학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작품에서 차도남을 연상케 하는 인물의 등장은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SBS 드라마 '상속자들'의 김우빈과 '별에서 온 그대'의 김수현은 앞에서는 차갑지만 뒤에서는 챙기고 배려하는 면을 보인다.

남성 캐릭터들의 반전 매력에 대해 박지종 씨는 "이제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차도남이 분명히 매력이 있을 것이라는 기본적인 기조가 깔려 있다"라며 "의학드라마에서도 주인공이 아니라도 냉철한 의사는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이필모, 김명민, 신하균, 주상욱, 이성민 ⓒ tvN, MBC·KBS 방송화면]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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