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쿠리치바(브라질), 이찬호 통신원] 브라질이 시끄럽다.
'지구촌 축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막이 불과 5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개최국 브라질은 미흡한 준비 상황으로 따가운 외부 눈총을 받고 있다. 정작 브라질에서는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시위는 전국적인 규모다. 이들은 '월드컵은 없다(Nao Vai Ter Copa)'는 구호를 내세워 브라질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여름 버스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는 열악한 공공 서비스, 부정부패, 과도한 월드컵 투자 등에 대한 불만으로 확산됐다.
월드컵 분위기는 느낄 수 없지만 브라질의 또 다른 축제 삼바 카니발은 건재하다. 지난 주말 브라질 페르남부쿠주의 헤시피, 올린다는 삼바 열기로 가득했다. 항구도시 올린다의 거리는 브라질의 전통춤 삼바 행렬로 채워졌다. 이 지역의 삼바 카니발에는 해마다 세계 각국에서 관광객이 찾아온다. 친구, 가족에 의해 한 그룹이 형성되고 이들이 사는 거리가 파티의 무대가 된다. 입장료는 없다. 모두의 참가로 축제는 완성된다.
전염성이 강한 리듬과 환상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행사를 빛낸다. 삼바를 비롯한 브라질 전역의 전통춤과 록, 레게, 펑크 등 다양한 음악도 느낄 수 있다. 지난 2003년 부터 헤시피 시청은 도시 곳곳에서 축제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어디를 가도 축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지난 26일 오전 세계에서 가장 긴 퍼레이드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행렬이 축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현지 신문은 이날 헤시피에만 무려 100만명의 인파가 몰려 삼바 축제를 즐긴 것으로 보도했다. 축제가 열기를 더하면 더욱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질월드컵과 관련, 반정부 시위기 끊이지 않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주말 상파울루에서는 무려 128명의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됐다. 이 과정서 시위대를 향해 칼을 휘두른 남성까지 체포되며 브라질 전국 방송을 탔다. 브라질월드컵 개막이 더 가까워지면 분위기가 달라질까.
현재까지는 브라질에 삼바는 있어도 월드컵은 없다.
이찬호 통신원 sports@xportsnews.com
[사진=헤시피 삼바 카니발 ⓒ 엑스포츠뉴스DB]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