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균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부산 건달, 이웃집 살인마, 순박한 삼천포 출신 하숙생. 배우 김성균이 보여준 연기의 진폭은 깊고 넓다. 작품마다 독특한 캐릭로 호평받은 김성균을 20일 만났다.
"'삼천포'와 아름답게 이별 중이에요. 제 이야기를 하면서 '삼천포'를 소화해야 관객들과 다음 작품에서 만날 여유가 생기니까요." 지난달 종영한 tvN '응답하라 1994'에서 김성균이 맡은 '삼천포'는 '포블리'라는 애칭이 생기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김성균은 '삼천포'와 작별하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김성균은 '삼천포'에 앞서 눈에 독기가 가득한 인물을 연기했다. 영화 '이웃사람'에서는 섬뜩한 살인마로 분했다. "'응답하라 1994'가 큰 교훈과 경험을 줬죠. 드라마 하나로 이미지가 바뀌었는데 이것도 작품을 통해서 바뀔 것 같아요." 그는 극중 역할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다. 작품을 통해 생긴 캐릭터는 다시 작품으로 희석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김성균은 10년간 경남 지역에서 연극활동을 해왔던 배우다. 서른 살이 훌쩍 넘어 영화 '범죄와의 전쟁'으로 데뷔했다. "버텼다기보단 한 작품씩 하다 보니 시간이 그냥 흘러갔죠.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작품이 올라가고 동료들과 소주 한 잔씩 하는 낭만이 쌓이다 보니 20대가 지나가 있었어요." 그는 특히 '범죄와의 전쟁'을 유독 기억이 남는 작품으로 꼽으며 첫 영화 촬영이었기에 모든 것들이 신기했다고 덧붙였다.
김성균은 '그냥'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연기관도 마찬가지였다. "그냥 하는 게 중요해요. 생각을 많이 하고 고민을 하다가도 결국엔 현장에서 많은 생각을 버리죠. 내가 못하는 나머지를 감독님이나 스태프들이 메워주는 거 아닐까요?"
다양한 역할을 넘나드는 방법은 간단했다. 주어진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 간단하지만 결코 지키기 어려운 연기 비법이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내 스스로를 믿고 내가 하는 말이 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며 중심을 잡아가야 하죠." 그는 배우는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하면서 배우가 식은땀을 흘리거나 말을 더듬으면 사기꾼이 되지 못한다고 했다.
늦은 나이에 얼굴을 알렸지만 그의 작품은 '연타석 홈런'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법하다. '범죄와의 전쟁', '이웃사람', '은밀하게 위대하게', '화이'에서부터 '용의자', '응답하라 1994'까지. 관객들의 사랑과 호평을 받은 작품들이었다. 김성균은 이와 관련해 "행운의 사나이"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행운의 사나이'라고 겸손하게 표현했지만 김성균의 연기력에는 의문표가 붙지 않는다. 그 이유는 오랜 시간 연극판에서 다져온 실력에 있다. "연극 자체는 판타지예요.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거죠. 영화 '맨인블랙'에서 케비넷에 또 다른 세계가 있는 것처럼 연극을 하는 2시간 동안에는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는 게 매력이죠." 김성균이 성공을 쫓아 연기를 했다면 10년의 무명시절은 버티기 어려웠을 테다. 이런 꾸준함에는 연극의 매력에 푹 빠졌던 한 명의 배우가 있었다.
그가 생각하는 '배우'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열쇠도 '그냥'이었다. "배우의 삶도 특별할 것 없고 직업이 배우라는 것뿐이에요. 자영업자들이 성실하게 장사하듯이 배우는 성실하게 연기에 임하는 거죠." 김성균은 또한 배우라는 직업으로 밥을 먹고산다는 사실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단, 배우는 얼굴이 알려지는 직업이다 보니 관심에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심성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성균은 마지막으로 '응답하라 1994'로 확실히 시청자에게 각인된 2013년을 "정신없었던 한 해"라고 했다. "축복이었고 행복했었죠. 아쉬웠던 점은 너무 바빠서 주변이 어수선했다는 거에요. 이제는 계획도 짜고 생각도 해 다음 작품으로 다시 관객들과 만나고 싶습니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김성균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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